1800억원 빌려준 K2, 네파 새 주인으로…아웃도어 포트폴리오 재편

입력 2026-09-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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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파 재무 정상화·K2 제조·유통 인프라 결합…K2·아이더·네파 3개 브랜드 한지붕

K2코리아그룹이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의 새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2023년 네파에 1800억원을 빌려준 주요 채권자에서 경영권을 확보하는 최대주주로 지위가 바뀌는 것이다. 네파는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 부담을 낮추고 K2코리아그룹의 제조·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브랜드 경쟁력 회복에 나선다. K2코리아그룹은 K2와 아이더에 네파까지 더하며 아웃도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게 됐다.

네파에 1800억원 빌려준 K2, 채권자서 최대주주로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2코리아그룹과 네파는 전날 네파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네파가 추진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K2코리아그룹이 참여해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기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이번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며, MBK에 배정되는 신주 물량을 K2코리아그룹이 인수하기로 했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K2코리아그룹이 네파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K2코리아그룹과 네파의 인연은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2는 네파의 인수금융 차환 과정에서 1800억원을 지원했다. 네파의 주요 주식과 자기주식 등이 담보로 제공됐으며, 해당 차입금의 만기는 2027년 4월까지 연장된 상태였다. 네파가 재무약정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K2가 2024년과 2025년 회계기간에는 약정 적용을 배제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이처럼 K2가 네파의 주요 채권자였던 상황에서 경영권까지 확보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MBK가 유상증자 불참에 이어 보유 중인 구주까지 K2 측에 매각할 예정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최종 거래가격과 구체적인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실적 악화한 네파, 증자로 재무구조 개선

K2가 네파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배경에는 네파의 실적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네파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22년 3295억원에서 2023년 3137억원, 2024년 2973억원, 2025년 2888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22년 272억원에서 2023년 140억원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7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이 21억5000만원으로 확대됐다.

네파는 이번 유상증자로 유입되는 자금을 차입금과 금융비용 상환에 우선 사용할 계획이다. 이후 제품 기획과 디자인 연구개발(R&D), 신제품 출시, 브랜드 마케팅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증자 이후 사실상 무차입에 가까운 재무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파의 재무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K2코리아그룹의 제조·소싱 인프라와 공급망관리(SCM), 유통망을 활용해 상품 경쟁력과 운영 효율을 높이는 것이 이번 거래의 핵심이다. 네파는 아웃도어 활동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K95 에끌레어 코트 폭스 (사진제공=K2)
▲K95 에끌레어 코트 폭스 (사진제공=K2)

K2·아이더·네파 한지붕…브랜드 차별화 과제

K2코리아그룹 입장에서는 네파 인수를 통해 아웃도어 사업의 외형을 키울 수 있게 됐다.

현재 K2코리아그룹은 K2와 아이더를 비롯해 스포츠 브랜드 다이나핏,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노르디스크, 골프 브랜드 와이드앵글·피레티, 산업안전 브랜드 K2세이프티·아이더세이프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네파까지 더해지면서 정통 아웃도어 영역에서 K2·아이더·네파 등 3개 브랜드를 한 그룹 안에서 운영하게 됐다.

관건은 브랜드 간 차별화다. K2와 네파는 정통 아웃도어를 기반으로 기능성 의류와 겨울 아우터, 등산 관련 상품 등에서 사업 영역이 겹친다. 아이더 역시 아웃도어를 기반으로 젊은 소비자층과 일상복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세 브랜드의 타깃 고객과 가격대, 주력 상품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면 그룹 내 브랜드 간 자기잠식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K2코리아그룹이 브랜드별 역할을 명확히 나누고 생산·소싱·유통 인프라를 공유할 경우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여지도 있다. 네파가 보유한 브랜드 인지도와 전국적인 매장·대리점 네트워크에 K2의 제조·공급망 역량을 결합하면 상품 개발과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K2코리아그룹은 네파의 기존 브랜드 정체성과 강점을 유지하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네파를 활용한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도 검토한다.

K2코리아그룹 관계자는 “네파의 탄탄한 브랜드 자산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며 “K2코리아그룹의 사업 전문성과 네파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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