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기술·인지도는 유지하고 디자인·이미지·마케팅은 과감하게 변화

수십 년 된 패션 브랜드들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르고 있다. 익숙한 로고와 기술력, 제품 유산에 새로운 디자인과 마케팅을 더해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2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코치와 아베크롬비, 아식스는 각각 상품과 고객, 소비 영역을 바꾸며 브랜드 경쟁력을 되살리고 있다. 1941년 출발한 코치는 한때 ‘엄마 가방’으로 인식됐지만 대표적인 가죽 제품과 로고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변주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과거 실루엣을 새로운 소재와 형태로 재구성하고 데님 등으로 상품군도 넓혔다.
코치의 2026회계연도 매출은 69억1470만달러로 전년보다 23.5% 증가했다. 북미와 중화권,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두 자릿수 성장했고 한 해 동안 약 900만명의 신규 소비자를 확보했다. 핸드백 평균판매가격도 두 자릿수 중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할인보다 상품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아베크롬비는 고객층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 과거 젊고 마른 10대를 내세웠던 배타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나 다양한 연령과 체형을 고려한 상품을 선보였다. 자극적인 매장과 광고 대신 일상에서 입기 좋은 옷을 앞세웠다. 그 결과 올해 2분기 매출은 12억6700만달러(약 1조7274억원)로 1년 전보다 5% 증가했다. 2022년 이후 15개 분기 연속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아베크롬비 브랜드 매출은 같은 기간 8% 늘었다.
아식스는 러닝 기술을 패션으로 확장했다. 젤-카야노와 젤-1130 등 운동용으로 개발된 제품이 일상용 운동화로 인기를 끌면서 전문 러닝화와 패션화의 경계를 허물었다. 본업에서도 경쟁력을 되찾았다. 올해 일본 하코네 에키덴에서 아식스 착용률은 28.5%로 2위를 기록했다. 2021년 0%에서 5년 만에 급상승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344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7%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22.5%를 기록했다.
코치는 상품을, 아베크롬비는 고객층을, 아식스는 소비 영역을 넓혔다. 접근법은 달랐지만 이미 보유한 인지도와 대표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었다는 점은 같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장수 브랜드가 젊은 소비자에게 선택받으려면 과거 제품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오랜 기간 쌓아온 상징성은 살리되 현재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착용 방식으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