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견제 전선 확대⋯美 자원 묶고 日과 희토류 공조 [종합]

입력 2026-09-2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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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ㆍ희토류 외부세력에 못 넘겨”
미주의 방패, 마약 대응서 경제안보로
다카이치와 회담⋯AIㆍ핵심광물 협력
24일 시진핑 회담 앞두고 中 압박 전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가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 양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중국 수출규제에 대한 공동 대응과 동맹 억지력 강화를 재확인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가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 양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중국 수출규제에 대한 공동 대응과 동맹 억지력 강화를 재확인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한 경제안보 전선을 서반구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중남미 국가에는 에너지와 희토류 등 전략 자원에 대한 역내 통제권 강화를 주문하는 한편 일본과는 인공지능(AI)·반도체·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자원·공급망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우군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미국 주도의 중남미 안보 협력체 ‘미주의 방패(Shield of the Americas)’ 행사에서 “미주의 자원은 언제나 미주 국민에게 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자신의 에너지 파이프라인과 희토류, 농산물 무역로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해야 한다”며 미국이 회원국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회원국들이 보유한 막대한 천연자원을 거론하며 이를 “적대적인 외부 세력”에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희토류와 에너지·농산물 공급망을 동시에 언급했다는 점에서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온 중국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역시 해당 발언을 중국을 비롯한 역외 경쟁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했다.

‘미주의 방패’는 애초 마약 카르텔과 초국가적 범죄조직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 출범했다.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 엘살바도르를 비롯해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페루도 가입했다. 브라질과 멕시코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이 협력체를 통해 마약 밀매 대응과 정보 공유, 공동작전 등 서반구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협력 범위를 에너지와 핵심광물, 농산물 공급망까지 넓히면서 ‘미주의 방패’의 성격도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범죄 카르텔에 맞선 안보 협력체를 넘어 전략 자원과 공급망을 아우르는 경제안보 틀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 드러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원국 정상들에게 최근 중남미의 정치 지형을 언급하며 “우파로의 큰 전환”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미국의 중국 견제 움직임은 태평양 건너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이어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약 35분간 회담했다. 두 정상의 대면은 지난 6월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약 3개월 만이며 공식 미·일 정상회담으로는 지난 3월 워싱턴 회담 이후 처음이다.

회담에서는 중국의 수출규제를 염두에 둔 경제안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국은 AI와 반도체를 비롯해 희토류 등 핵심광물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일본은 특히 중국의 희토류 수출규제가 자국 산업과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의 이해관계를 미국 측에 전달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일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비롯한 인도·태평양 안보 현안도 논의했다. 일본은 중국과의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미국과의 동맹 억지력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미·중 간 협상 과정에서 일본의 안보와 경제적 이해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24일 워싱턴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열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제 분야에서는 일본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를 인용한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 앞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으며, 여기에는 에너지 개발과 핵심광물 시설, AI 인프라에 필요한 전력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산업 분야와 일본의 투자 계획이 맞물리는 구조다.

결국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자원과 공급망을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로 묶으려는 전략을 보여준다. 서반구에서는 에너지·희토류·농산물 공급망의 역내 통제를 강조하고, 인도·태평양에서는 일본 등 동맹국과 반도체와 핵심광물 공급망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서반구의 자원 기반과 아시아의 동맹 네트워크를 동시에 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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