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바꾼 경기 세수지도…5개 도시 법인지방소득세 ‘7조 육박’ 추산

입력 2026-09-2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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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1조8700억·평택 1조6000억·이천 1조4000억~1조5000억…호황기 세수 ‘미래재원’ 논의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평택시가 추산한 삼성전자의 2027년 법인지방소득세는 약 1조6000억원으로, 올해 1556억원의 10배를 웃도는 규모다. 법인지방소득세는 기업 실적과 사업장별 종업원 수·건축물 연면적을 반영한 안분율 등에 따라 실제 납부액이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평택시가 추산한 삼성전자의 2027년 법인지방소득세는 약 1조6000억원으로, 올해 1556억원의 10배를 웃도는 규모다. 법인지방소득세는 기업 실적과 사업장별 종업원 수·건축물 연면적을 반영한 안분율 등에 따라 실제 납부액이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회복이 경기지역 지방재정의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생산거점을 둔 화성·평택·이천·수원·용인의 2027년 법인지방소득세가 지역별 추계와 추정치를 합쳐 7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평택은 올해 1556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다만 수원의 1조3000억원 안팎은 시 공식 전망이 아니라 안분율 등을 적용한 외부 추정치여서 ‘7조원’ 전체를 확정세수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22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2027년 반도체 기업 법인지방소득세는 화성 약 1조8700억원, 평택 약 1조6000억원, 이천 1조4000억~1조5000억원, 용인 약 7000억원 규모로 각각 전망되고 있다. 수원까지 외부 추정치 약 1조3000억원을 적용하면 5개 도시 합계는 약 6조8700억~6조9700억원에 이른다.

숫자의 출처와 확정 정도는 도시마다 다르다.

화성시는 삼성전자의 2027년 법인지방소득세를 약 1조8700억원으로, 평택시는 약 1조6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용인시 역시 삼성전자분을 약 7000억원으로 예상한다. 이천의 SK하이닉스 법인지방소득세는 올해 약 8700억원에서 2027년 1조4000억~1조5000억원 규모가 거론된다.

수원은 다르다. 수원시가 자체적으로 제시한 2027년 추계치는 올해보다 2배 이상 많은 1200억원 이상 수준이다. 1조3000억원 안팎이라는 숫자는 삼성전자의 다른 사업장 소재지역 안분율과 세수 증가폭을 단순 적용한 추정치다. 따라서 ‘경기 5개 도시 7조원’은 각 지자체가 확정한 공식 세입예산의 단순 합계가 아니라는 구분이 필요하다.

△ 평택 1470억→0원→1조6000억…반도체 세수가 보여준 변동성

변화 폭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평택이다.

삼성전자가 평택시에 납부한 법인지방소득세는 2022년 1470억원, 2023년 1393억원에서 반도체 업황 악화 등의 영향으로 2024년 0원까지 떨어졌다. 2025년 500억원대로 회복된 뒤 올해 1556억원으로 늘었다. 평택시는 2027년에는 약 1조6000억원이 들어올 것으로 추산한다.

단순히 기업 실적만 좋아진 결과도 아니다. 삼성전자처럼 여러 지역에 사업장이 있는 법인의 법인지방소득세는 사업장별 종업원 수와 건축물 연면적을 기준으로 나눈다. 현행 지방세법 시행령은 해당 지역의 종업원 비율과 건축물 연면적 비율을 합산한 뒤 절반으로 나눈 값을 안분율로 사용하도록 규정한다.

평택의 삼성전자 안분율은 2022년 15.6%에서 2023년 19.7%, 2024년 20.7%, 2025년 22.6%, 올해 24.0%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평택 사업장의 건축물 연면적은 229만㎡에서 465만㎡로 두 배 넘게 늘었고, 종업원 수도 9332명에서 1만4396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삼성전자 법인지방소득세 안분 대상 세액 6485억원 가운데 화성이 1805억원, 평택 1556억원, 수원 1269억원, 용인 631억원을 각각 가져간 것도 이 같은 안분구조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 공장의 증설과 고용 확대가 생산액뿐 아니라 해당 도시의 세입 구조까지 바꾸고 있는 셈이다.

△ 같은 경기인데 재정 온도차…법인지방소득세는 ‘시·군세’

다만 반도체 도시의 세수 증가와 최근 경기도 본청의 재정 문제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법인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지방소득세는 지방세기본법상 시·군세다. 반면 경기도가 직접 거두는 도세에는 취득세와 등록면허세, 레저세, 지방소비세 등이 포함된다. 화성·평택·이천·수원·용인의 법인지방소득세가 늘어난다고 해당 금액이 그대로 경기도 본청 세입으로 들어가는 구조가 아니다.

최근 경기도가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 세입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반도체 거점 시·군의 법인지방소득세가 급증하는 서로 다른 재정 흐름이 나타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법인지방소득세는 기업 실적에 따라 변동 폭이 크고, 사업장이 여러 지역에 걸쳐 있을 경우 사업연도 말 종업원 수와 건축물 연면적 변화에 따라 지역별 배분액도 달라진다. 2027년 실제 납부액 역시 기업의 최종 실적과 안분율이 확정된 뒤 달라질 수 있다.

△ ‘세수 대박’보다 관리…평택선 미래기금 카드

세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논의는 ‘얼마나 들어오느냐’에서 ‘호황기에 들어온 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로 이어지고 있다.

평택시의회 최준구 기획행정위원장은 7월 제265회 임시회에서 반도체 산업 성장으로 추가 확보되는 세수의 일정 부분을 적립하는 가칭 ‘평택미래기금’을 제안했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당해연도 사업에 모두 쓰지 않고 경기침체나 세수 감소기에 대비하자는 취지다.

청년창업펀드와 장학사업, 사회연대자조기금 등을 활용처로 제시했다. 평택시는 별도 미래기금을 신설하는 방안과 기존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평택 사례가 주목되는 것은 이미 세수의 급등락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2022년 1470억원이던 삼성전자 법인지방소득세가 2024년 0원까지 내려갔다가 2027년에는 1조6000억원이 예상된다. 특정 산업의 실적이 지방재정에 미치는 진폭을 수치로 보여준다.

최 의원은 다른 지자체 의회와 공동 연구회 등을 운영해 반도체 세수를 시민을 위해 활용할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화성·평택·이천·수원·용인의 2027년 세입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특히 7조원에 육박한다는 전망에는 지자체 자체 추계뿐 아니라 수원처럼 안분율 등을 이용한 외부 추정치가 함께 포함돼 있다.

반도체 호황이 실제 지방재정 확대로 이어지는 정도는 2026년 기업실적과 연말 사업장별 종업원·건축물 규모에 따른 안분율, 각 지자체의 최종 세입 추계가 확정된 뒤 구체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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