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넘어 암·탈모까지…K바이오, ‘RNA 신약’ 개발 속도

입력 2026-09-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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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부터 원료 공급까지 생태계 확장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리보핵산(RNA)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과 생산시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주목받은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넘어 짧은간섭RNA(siRNA), RNA 편집·교정 등으로 기술이 다양해지고 있다. 개발 질환도 감염병에서 암과 황반변성, 탈모, 대사질환 등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릭스는 이달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 ‘OLX301A’(물질명 OLX10212)의 임상 2a상 시험계획을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지도모양위축을 동반한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다. 호주를 시작으로 뉴질랜드와 미국, 한국에서도 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OLX301A는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RNA간섭 기술을 활용한다. 기존 치료제가 특정 단백질에 작용한다면 RNA간섭 치료제는 단백질이 만들어지기 전 단계에서 원인이 되는 유전정보의 전달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올릭스는 RNA간섭 기술의 적용 범위를 탈모로도 넓히고 있다. 남성형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 ‘OLX104C’는 안드로겐 수용체 발현을 억제하도록 설계된 국소 투여 치료제다. 지난달 호주 임상 1b상의 추적 관찰을 마쳤으며, 이달 뉴질랜드를 임상 2a상 실시 국가에 추가했다. 환자 모집 규모도 기존 120명에서 158명으로 확대했다. 주사나 먹는 약 위주인 기존 탈모 치료제와 달리 두피에 투여해 전신 노출을 줄이는 전략이다.

알지노믹스는 RNA를 억제하는 데서 나아가 원하는 유전정보로 바꾸는 ‘RNA 편집·교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핵심 후보물질 ‘RZ-001’은 암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텔로머라제 역전사효소(hTERT) mRNA를 표적으로 삼아 암세포 사멸과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알지노믹스는 올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RZ-001과 기존 면역항암요법을 병용한 임상 1b·2a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알지노믹스는 일라이릴리와 최대 13억 달러(약 1조9000억 원) 규모의 RNA 편집·교정 치료제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플랫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원형 RNA를 활용해 체내에서 면역세포를 항암 세포로 바꾸는 ‘생체 내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 연구도 진행 중이다.

RNA 치료제 생산 기반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RNA 치료제의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생산하는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18일 미국 바이오텍과 913억원(6613만5000달러) 규모의 원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에스티팜의 올리고 핵산 원료의약품 단일 공급계약 가운데 역대 최대다. 또한 지난해 말 본격 가동을 시작한 제2올리고동도 올해부터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국내외 산·학·연 관계자 약 300명이 참석한 ‘RNA 혁신 국제 심포지엄(RISC 2026)’을 열었다. 행사에서는 siRNA와 mRNA뿐 아니라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AOC), 펩타이드 기반 표적 전달기술 등 RNA를 간 이외의 조직으로 보내기 위한 기술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RNA 치료제는 이론적으로 기존 의약품이 공략하기 어려웠던 질병 원인에도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원하는 조직까지 RNA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술과 체내 안정성, 반복 투여 시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RNA 치료제 경쟁은 플랫폼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단계를 지나 임상 유효성과 생산 역량을 증명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기술이전과 임상 진전, 상업 생산 성과를 통해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성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RNA 치료제 시장 규모를 올해 184억4000만달러(약 25조4800억원)로 평가했고 2034년까지 409억8000만달러(액 56조63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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