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에 9400가구 추가 공급⋯고양 ‘베드타운’ 탈피 다시 시험대

입력 2026-09-2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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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릉·대곡서 4만7000가구 공급 추진
경기 아파트값 상승 속 일산권은 약세
기업·일자리 유치가 자족기능 확보 관건

▲고양대곡지식융합 공공주택지구 위치도. (사진제공=국토교통부)
▲고양대곡지식융합 공공주택지구 위치도. (사진제공=국토교통부)

경기 고양에 창릉신도시에 이어 대곡지구가 들어서면서 고양의 자족기능 확보가 다시 과제로 떠올랐다. 대규모 주택 공급과 광역교통망 확충이 잇따르는 가운데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 얼마나 뒤따르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고양시 덕양구 일원 '고양대곡지식융합 공공주택지구'가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다. 총 94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인근에서는 약 3만8000가구 규모의 창릉신도시도 조성 중이다. 대곡지구 물량까지 더하면 두 지구를 통해 약 4만7400가구의 신규 주택이 공급되는 것이다.

대규모 주택 공급으로 고양의 주거 기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에 맞춰 기업과 일자리 등 자족기능도 함께 확충될 수 있느냐다. 고양은 일산신도시를 비롯해 행신·삼송·지축·향동 등 대규모 주거개발이 이어졌지만 일자리 등 자족기반은 부족한 상황이다. 고양시 역시 주택 공급 위주의 개발로 서울의 배후 주거도시, 이른바 '베드타운'에 머물러왔다고 진단하고 있다.

고양은 경기지역의 집값 상승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9월 14일 기준 )은 누적 4.92% 상승한 반면 고양시는 0.50%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덕양구가 1.52% 올랐지만 일산동구와 일산서구는 각각 2.38%, 1.63% 떨어졌다.

일산권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주거 공급과 교통망 확충에 더해 기업과 일자리 유치를 통한 자족기능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도 창릉신도시 발표 당시 자족기능 확보를 주요 개발 방향으로 제시했다. 국토부는 2019년 창릉에 135만㎡ 규모의 자족용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당시 국토부는 이를 판교 제1테크노밸리의 약 2.7배 규모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자족용지 확보만으로 기능을 충분히 갖추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은 "자족도시는 만들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기업이 들어가야 하고 산업 여건이나 생활 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결국 일자리가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곡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와 지하철 3호선 등 광역교통망을 이미 갖추고 있다. 국토부 역시 대곡역을 중심으로 역세권 개발과 직주근접 개발을 추진한다는 방향을 내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대곡역은 GTX-A와 3호선이 만나는 곳으로 강남 접근성이 상당히 좋아졌다"며 "베드타운 성격이 있더라도 서울의 주거 수요를 분산시키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자족기능 확보를 위해서는 교통 외에 일자리와 교육환경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봤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판교나 마곡과 같은 일자리가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자리뿐 아니라 학교와 교육환경, 학원가도 제대로 조성돼 중산층 수요가 들어올 수 있어야 서울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심 교수도 "일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라며 "일자리가 제대로 갖춰지면 주택은 민간에서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가 충분한지를 살피지 않은 채 공급자 시각에서 주택 공급만 늘리는 방식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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