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맞춤형 AI 통번역 솔루션

“한화오션의 현장 반장님이 처음으로 외국인 팀원과 1시간 동안 면담을 해봤다고 하더라고요. 팀원이 개인적으로 하는 고민을 몰랐는데 ‘오톡’ 덕분에 알게 됐다며 정말 감사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21일 서울 강남구 플리토 기업부설연구소에서 만난 강동한 플리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화오션 맞춤형 AI 통번역 솔루션 ‘오톡(OTalk)’의 현장 사용 후기를 이같이 전했다.
오톡은 한화오션 AX사업부가 현장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기획하고 한화시스템과 플리토가 함께 구축한 조선 현장 맞춤형 AI 통번역 솔루션이다. 플리토는 한화오션이 제공한 현장 데이터와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맞춤 용어집을 만들고 한국어, 영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주요 7개 언어에 대한 음성 데이터 학습을 진행했다.
현장 반응은 실제 사용량에서도 확인된다. 시범 운영에서 외국인 근로자 기준 사용률은 약 96%로 나타났다. 강 CTO는 “한 주의 작업 지시가 몰리는 월요일 오전 8~10시에 사용량이 가장 많다”며 “계약된 동시 사용 수를 꽉 채울 정도”라고 말했다.
구축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AI에게 ‘조선소 현장’ 언어를 가르치는 일이었다. 전문용어와 은어가 빈번하게 사용되는 데다 거제 지역 특유의 억양과 사투리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작업자가 “탱크를 클리닝해라”고 말했지만 ‘탱크’를 ‘땡큐’와 같은 전혀 다른 단어로 인식한 사례도 있다.
강 CTO는 표준화된 조선 용어집에서 찾기 힘든 현장 은어가 예상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특정 도구를 ‘목공 끌’, ‘따가네’, ‘노미’, ‘딸깍이’ 등 여러 표현으로 부르는 식이다. 같은 표현이라도 작업 공정과 맥락에 따라 의미가 달라졌다. 이에 플리토는 실제 발화 문장과 작업 상황을 함께 수집하고 어떤 공정에서 누구에게 어떤 의미로 사용되는지 확인했다.
특정 현장에 맞게 AI를 고도화하면서 기존 언어 인식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막아야 했다. 강 CTO는 “기존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일반 데이터 일부를 특화 데이터와 함께 학습하는 혼합 학습과 리플레이 방식을 적용했다”며 “수학을 계속 공부시키더라도 중간에 영어나 국어 문제도 넣어 기존에 중요하게 알고 있던 것을 까먹지 않게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플리토가 오톡을 구축하기까지 총 6개월 이상이 걸렸다. 자체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인 아케이드를 활용해 실제 경상도 지역의 음성을 수집했다. 담당자는 조선소를 여러 차례 방문해 실제 작업자의 음성을 녹음하고 테스트했다.
오톡은 단순 통번역뿐 아니라 이미지 번역, 공지사항, 안전·직무교육, 교육 이수 확인 등의 기능을 갖췄다. 외국인 근로자는 자신의 언어로 교육 내용을 확인하고 관리자는 교육 이수 여부를 확인하거나 미이수자에게 별도 알림을 보낼 수 있다. 작업장에서 조용한 면담 공간까지 각 환경에 맞춰 소음을 제어할 수 있는 ‘5단계 수음 조정’ 기능도 추가 개발했다. 이런 기존 기능을 활용하면 개발 기간을 한 달 이내로 대폭 줄일 수 있다고 강 CTO는 전했다.
현재 플리토는 한화오션과 온라인 미팅 등 후속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한화오션 외에 제조업과 국가기관, 금융권 등에서 맞춤형 AI 통번역 솔루션 관련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프런티어 AI 모델의 성능이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지만 강 CTO는 좋은 데이터를 빠르게 모으는 데 플리토의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그는 “범용 모델이 확보하기 어려운 현장 언어 데이터를 직접 수집·검수하고 이를 학습과 운영까지 연결할 수 있다”며 “필요한 현장에 맞게 파인튜닝하고 용어집을 추가해 맞춤형으로 적용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