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4개사 정상 등극은 1980년 이후 처음
AI 열풍ㆍ금리 상승 등에 판도 변화
“산업구조 격변⋯새로운 산업의 싹 성장 증거”
“반도체 편중 韓과 달리 투자 저변 두터워”

올 들어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 자리에 도요타자동차ㆍ소프트뱅크그룹ㆍ키옥시아홀딩스ㆍ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등 4개사가 차례로 올라왔다. 기술 혁신과 인플레이션으로 경제 구조가 변화하는 가운데 차기 주도 기업을 가려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평가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서 시총 1위 왕좌는 올해 중반부터 숨가쁘게 바뀌었다. 먼저 6월 1일 AI와 반도체 붐을 타고 소프트뱅크가 도요타를 제치면서 2003년 12월 이후 약 22년 만에 시총 1위가 교체됐다. 이어 같은 달 4일에는 도요타가 다시 역전했고 12일에는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가 정상에 올랐다. 이어 7월 13일에는 미쓰비시UFJ가 1위를 차지, 그 후 도요타와 엎치락뒤치락하며 경쟁하고 있다.
닛케이는 한 해에 4개사가 시총 1위에 오른 것은 금융정보업체 퀵(QUICK)의 집계로 확인할 수 있는 1980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1980년대부터 일본 주식운용에 종사해온 아키노 미쓰시게 이치요시자산운용 사장은 “역사상 유례없는 산업구조의 격변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도요타가 약해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의 ‘싹’이 자라고 있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최상위권 변화를 이끈 것은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7만 선에 도달하는 원동력이 된 세계적인 AI·반도체주 열풍이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산하에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홀딩스를 두고 있으며 생성형 AI 열풍을 선도하는 미국 오픈AI에도 투자했다. 이에 AI 발전의 수혜를 볼 수 있는 핵심 기업으로 평가 받으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AI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키옥시아의 시총은 한때 60조엔(530조원) 선으로 불었다. 이에 작년 말 43위였던 시총 순위가 단숨에 치솟았다. 2024년 12월 신규 상장 당시의 시총 7843억엔(공모가 기준)과 비교해서는 최대 75배 성장했다.
버블 붕괴 이후 이어진 디플레이션과 저금리 환경에서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은행주도 ‘금리가 오르는 세계’를 맞아 재평가받았다. 은행주가 일본 증시 시총 1위에 오른 것은 1986년 스미토모은행(현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 이후 처음이다.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과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시총도 각각 20조엔을 넘어섰으며 AI 관련주가 조정 받는 현재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네 나오히데 인베스트먼트랩 대표는 “반도체에 편중된 한국 증시와 비교하면 투자 테마가 다양한 일본 증시의 매력이 크다”면서 “시총 1위가 잇달아 바뀔 정도로 상장기업의 저변이 두텁다는 점은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매수하는 분명한 이유가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