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특별법과 메가특구법.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한 법인데, 왜 지역을 나눌 때마다 새로운 문제가 생기는 걸까.
반도체특별법에서는 산업기반시설 지원을 놓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메가특구법에서는 성과급과 인력 배치 등 노동쟁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새로운 숙제가 됐다. 여기에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제 예외까지 논의되면서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다.
각각 떼어놓고 보면 서로 다른 문제다. 하나는 정부 지원이고 하나는 노사관계이며, 다른 하나는 근로시간이다. 하지만 세 문제를 한꺼번에 놓고 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반도체 산업을 ‘어디에 둘 것인가’와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한데 섞여 있다는 점이다.
지역균형발전은 중요하다. 기업이 이미 산업 기반이 갖춰진 수도권을 떠나 지방에 투자하도록 하려면 더 강한 혜택도 필요하다. 세제나 용지, 전력과 용수 같은 인프라에서 지방에 더 많은 지원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기업에 혜택을 더 주는 것과 산업을 움직이는 기본 규칙을 지역마다 다르게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반도체 산업은 행정구역에 맞춰 움직이지 않는다. 연구개발과 생산, 장비와 소재·부품 업체가 여러 지역에 걸쳐 하나의 생태계처럼 움직인다.
그런데 법이 이 산업을 수도권과 비수도권, 기존 클러스터와 메가특구로 나누기 시작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어느 지역에 공장을 지었느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지원이 달라지고, 근무지역에 따라 근로시간 규정까지 달라질 수 있다. 기업은 하나인데 적용되는 규칙은 여러 개가 되는 셈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특구법에도 이런 고민이 담겨 있다. 첨단산업 지원을 통해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고,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동특례도 마련 중이지만 어느 한쪽만 보고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다.
그래도 원칙은 단순할 필요가 있다. 지역에 투자를 끌어오기 위해 더 많은 혜택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같은 산업과 같은 직무에 적용되는 기본적인 규칙까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맞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두 목표 가운데 하나를 포기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두 목표를 함께 가져가기 위해서는 어디까지 지역별로 다르게 하고, 무엇은 전국에 같은 기준을 적용할지 선을 분명하게 그어야 한다. 반도체특별법과 메가특구법의 마지막 퍼즐은 어쩌면 지원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체에 통하는 일관된 룰을 만드는 일인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