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뛰면 韓도 70% 영향…주범은 프리미엄 아닌 ‘정책기대’

입력 2026-09-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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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한·미 장기금리 동조화’ 실증 분석…10년물 분산비율 70% 육박
글로벌 인플레 충격 기여도 41% ‘최대’…위험보상보다 정책경로 지배
美 충격 없었다면 韓 10년물 1.5%p 낮아…"기대관리로 동조화 낮춰야”

▲서울 중구 한국은행 전경 (사진제공=한국은행)
▲서울 중구 한국은행 전경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 국고채 10년물 등 장기금리 변동의 약 70%가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에 동조화되어 있다는 한국은행의 실증 분석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 국채 장기금리가 5%를 돌파하며 국내 금리마저 덩달아 출렁이는 가운데, 이러한 동조화의 주원인은 채권시장의 위험보상(기간프리미엄)이 아닌 ‘한국도 결국 미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움직일 것’이라는 시장의 ‘정책기대 경로’ 때문이라는 것이다.

20일 한은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BOK 경제연구: 한·미 장기금리 동조화 현상 분석'(윤재호 이화여대 교수, 김도완 한은 경남본부 팀장, 이형석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이후 한국의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 변동에서 미국 금리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분산비율(Variance Ratio)'은 최근 70% 수준까지 치솟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2021년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을 거치며 양국 금리의 방향성은 물론 일별 변동성까지 강하게 묶이는 동조화 현상이 고착화된 결과다.

보고서가 가우시언 동태적 기간구조 모형(GDTSM)을 통해 한·미 10년물 금리의 예측오차 공분산을 분해한 결과, 양국 금리 동조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변수는 '미국(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41.0%)으로 나타났다. 이어 미국 10년물 금리 자체 충격(22.7%), 정책금리 대용치인 섀도 레이트(18.3%), 산출 충격(18.0%) 순이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대외 충격이 국내 장기금리로 전이되는 구조다. 채권 금리는 통상 '미래 단기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와 장기 채권을 보유하는 대가인 '기간프리미엄(위험보상)'으로 나뉜다. 분석 결과 미국 인플레이션 충격에 따른 한·미 공분산(0.385) 가운데 기대 부분(정책경로)의 기여가 0.361로 압도적이었던 반면, 기간프리미엄의 기여는 0.023에 그쳤다. 글로벌 충격이 닥쳤을 때 국내 장기금리 급변은 채권 프리미엄 변동보다 시장 참가자들이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를 미국과 동일시하기 때문이라는 의미다.

아울러 미국 채권시장의 금융마찰 정도를 나타내는 초과채권스프레드(EBP)를 추가 변수로 분석했을 때, EBP의 공분산 기여도는 26.4%에 달해 글로벌 신용여건 악화가 금리 동조화를 크게 증폭시키는 경로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3월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한국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실제보다 최대 1.5%포인트(p) 낮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연준의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없었다면 국내 10년물 금리는 최대 0.6%포인트 높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발 대외 공통 충격이 한국 장기금리의 상하방을 1%포인트 이상 흔든 셈이다.

이형석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외 충격이 국내 장기금리로 파급되는 과정에서 국내 정책금리도 미국과 동조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한은이 국내 거시경제 여건에 맞춘 통화정책 방향을 시장과 명확히 커뮤니케이션하여 기대를 적절히 관리한다면 한·미 금리 동조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을 일정 폭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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