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쏠림 반도체법⋯“수도권 차별 없애야” [K-반도체 마지막 퍼즐]

입력 2026-09-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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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우선 재정·행정 지원⋯거점 따라 혜택 형평성 논란 우려
업계 “국가 대 국가로 패권 다툼⋯지역보다 경쟁력에 초첨 맞춰야”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반도체특별법)이 본격적인 지원 단계에 들어갔다. 다만 재정·행정 지원에서 비수도권을 우선하도록 한 원칙을 두고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핵심 생산시설과 대규모 신규 투자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지역에 따라 지원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 관련 업계는 반도체특별법에 따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균형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특별법은 지난달 11일 시행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반도체클러스터 산업기반시설 지원을 규정한 제14조는 이달 18일부터 시행됐다. 제14조는 반도체클러스터의 원활한 조성과 운영을 위해 전력·용수·폐수 및 폐기물 처리시설·도로 등 기반시설을 신속하게 조성하고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반도체클러스터 지정과 이에 따른 지원 기준이다. 시행령에는 산업통상부 장관이 클러스터를 지정할 때 비수도권을 우선 고려하도록 하는 원칙이 담겼다. 업계에서는 이 기준이 실제 지정과 재정·행정 지원 과정에서 수도권 반도체 거점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국내 핵심 반도체 생산시설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과 화성 등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이천에 주요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용인에서는 삼성전자가 입주할 국가산업단지와 SK하이닉스가 투자하는 일반산업단지 조성이 각각 진행 중이다.

정부는 동시에 호남을 새로운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호남에 각각 팹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정부는 2029년 1차 팹 완공을 목표로 관련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대규모 투자가 동시에 추진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지역보다는 산업 경쟁력과 실제 투자 일정, 인프라 구축 시급성 등을 중심으로 지원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 제도는 당초 논의됐던 안보다 수도권 제한이 완화됐다.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는 클러스터 지정 대상을 사실상 비수도권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경기도 등을 중심으로 수도권이 신청 대상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반발이 제기됐다. 최종 시행령에서는 수도권의 신청 자체를 막는 규정은 빠졌지만 비수도권 우선 원칙은 유지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애초 반도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만든 법인데 호남 투자 문제가 더해지면서 특정 지역 지원법처럼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반도체 경쟁은 국가 대 국가로 벌어지는데 국내에서 수도권과 지방을 나눠 지원에 차이를 두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의 실행 가능성도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2029년 1차 팹 완공 목표를 제시했지만 부지 조성과 전력·용수 확보, 팹 건설, 장비 반입까지 대규모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취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미 수십조원을 투입해 팹을 건설하고 있는 지역보다 아직 계획 단계인 지역을 법으로 우선하는 것이 합리적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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