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제작위원회’로 장르·산업 간 연결 추진
금융·인재·AI 강화…K컬처의 성장 선순환 구축

김윤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침체한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돌파구로 지식재산권(IP) 확장을 제시했다. 저출생과 방송시장 위축으로 기존 아동·방송용 애니메이션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수요층을 성인까지 넓히는 동시에 웹툰·완구 등 다른 장르·산업과 결합해 수익원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 “아동용 콘텐츠에 집중해온 상황에서 인구가 줄고 방송시장도 위축되면서 어려움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성인용 콘텐츠 등으로 많이 가야 하는 것도 맞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웹툰도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일본 업체와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며 “우리 업체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국내 부가사업까지 같이 붙는 형태로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애니메이션을 독립된 장르로 지원하기보다 다른 콘텐츠와 연결해 IP의 가치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애니메이션 지원 주체를 영화진흥위원회와 콘진원 중 어디로 두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업계 논의에 대해서는 “다양한 부가사업과 장르를 연결하려면 여러 장르를 지원하는 기관이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현 체계에 무게를 실었다.
이 같은 구상은 김 원장이 이날 발표한 콘진원의 신전략인 ‘콘텐츠 IP 파워하우스’와 맞닿아 있다. 김 원장은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은 요구가 제작자금 지원이라면서도 단순히 지원 규모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작자금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를 무한히 늘려갈 수도 없고,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도 아닌 것 같다”며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하나의 IP를 여러 장르와 산업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드라마 한 편을 제작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웹툰·웹소설·게임·영화·뮤지컬이나 소비재 등으로 확장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콘진원은 ‘(가칭) 한국형 제작위원회’를 추진한다. 우수 IP를 중심으로 제작사와 투자·금융기관, 플랫폼, 배급·유통사, 연관산업 사업자, 해외 파트너를 연결하고 기존에 장르별로 나뉜 지원사업도 연계한다.

다만 일본식 제작위원회를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아니다. 김 원장은 일본 모델에 대해 “권리 관계가 너무 타이트하게 정해지면서 오히려 해외로 진출하지 못하고 그 안에 갇혀버리는 결과”도 있었다며 “부정적인 요소는 빼고 긍정적인 요소를 가져오려 한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콘진원이 간사 역할을 맡아 IP와 다른 제작사·산업을 연결하고 성공 사례를 축적한다는 계획이다.
콘진원은 이와 함께 K콘텐츠를 푸드·뷰티·패션 등과 연결하는 ‘K컬처 수출 패키지’를 확대하고, 콘텐츠 특화 금융과 청년 일경험, AI·문화기술 연구개발 지원도 강화한다.
김 원장은 “좋은 콘텐츠를 발굴해 IP로 키우고 산업과 산업을 연결해 성장시키면서 세계 시장으로 진출시키고, 성공의 수익이 다시 새로운 콘텐츠에 투자되는 성장의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