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터지지 않았다고 안심해도 될까?...비파열 뇌동맥류

입력 2026-09-1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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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를 진단받으면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의 시한폭탄’

▲윌스기념병원(수원)뇌혈관센터 김종수 진료원장 (윌스기념병원)
▲윌스기념병원(수원)뇌혈관센터 김종수 진료원장 (윌스기념병원)
뇌동맥류를 진단받으면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의 시한폭탄’을 떠올리며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낀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의 일부가 약해지면서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뇌동맥류가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 파열하는 것도, 발견 즉시 치료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뇌동맥류는 파열 여부에 따라 파열성뇌동맥류와비파열 뇌동맥류로 구분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혈액이 뇌와 척수를 둘러싼 수막 사이의 공간인 지주막하강으로 흘러들어가 지주막하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과 의식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응급 질환이다.

반면 비파열 뇌동맥류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의 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비파열 뇌동맥류로 진료받은 환자는 2020년 약 12만3천 명에서 2025년 약 20만9천 명으로 증가했다. 뇌혈관 영상검사의 발달과 건강검진의 활성화 등이 비파열 뇌동맥류의 발견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비파열 뇌동맥류는 무조건 치료해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비파열 뇌동맥류는 아직 파열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일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나 모양이 변하거나 파열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치료 여부를 결정할 때는 단순히 동맥류의 존재 여부만 보는 것이 아니라 크기와 발생 위치, 모양, 추적 검사에서의 변화, 환자의 나이와 전신 건강상태, 고혈압과 흡연 등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흔히“몇 mm부터 치료해야 하나요?”라고 묻지만, 비파열 뇌동맥류는 크기 하나만으로 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 비교적 작은 동맥류라도 발생 위치나 모양, 성장 여부, 환자의 위험 요인 등에 따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파열 위험이 낮다고 판단된다면 정기적인 영상검사를 통해 동맥류의 크기와 모양에 변화가 있는지 관찰할 수 있다. 이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정기적인 추적검사와 혈압 관리, 금연 등 위험요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 역시 중요한 치료 전략이다.

특히 고혈압과 흡연은 뇌동맥류의 파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처방받은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혈압을 적절하게 관리하며,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주 역시 과도하게 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통해 전반적인 혈관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이나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이에 대한 관리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반대로 파열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비파열 뇌동맥류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예방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뇌동맥류와 정상 혈관이 만나는 부위를 클립으로 차단하는 클립 결찰술과, 카테터를 혈관을 통해 뇌동맥류까지 접근시킨 후 백금 코일을 이용해 동맥류 내부의 혈류를 차단하는 코일색전술이 있다.

비파열뇌동맥류를 진단받았다고 해서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발견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현재 나의 뇌동맥류가 어느 정도의 파열 위험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뇌동맥류는 ‘무조건 치료해야 하는 병’도, ‘터지지 않았으니 괜찮은 병’도 아니다. 한 번의 진단에 불안해하기보다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고, 자신의 상태에 맞는 계획을 세워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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