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 박스피' 갇힌 韓증시⋯"구조적 하락 아닌 숨고르기 장세" [박스피 갇힌 증시]

입력 2026-09-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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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기금리 상승·AI 피크아웃 우려 발목
전문가 과반 "상승장 속 단기 조정일 뿐"
연말 코스피 평균 6067~8367 전망

올해 6월 9000선을 돌파하며 기세를 올렸던 코스피가 극심한 변동성을 겪으며 뒷걸음질 치더니 6000선 박스권에 갇혔다. 이달 들어 7000선 탈환을 거듭 시도했으나 주저앉으며 상단 안착에 실패했다. AI 속도 조절론, 미국 장기 금리 상승,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3중고'에 외국인 수급 이탈과 반도체 투심 악화까지 겹치며 상승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6월 22일 9114.55로 연고점을 찍은 뒤 급락 전환했다. 9월 들어 9일 7051.64와 10일 7033.92를 기록하며 연이틀 7000선 고지를 밟았지만, 11일 6900선으로 밀린 데 이어 이날 6627.26까지 주저앉았다.

16일 본지는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6인(양지환 대신증권, 조수홍 NH투자증권, 황승택 하나증권, 김동원 KB증권, 이영곤 토스증권, 이승우 유진투자증권)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을 진행해 현 장세를 진단하고 연말 시장의 향방을 물었다.

센터장들은 코스피 발목을 잡은 최대 악재로 '미국 장기 금리 상승 및 유동성 부담'을 꼽았다. 이어 반도체·AI 주도주 동력 둔화와 중동 리스크가 뒤를 이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AI 투자 불확실성이 맞물려 지수 상단을 짓누르고 있다"며 "주도주의 투심이 약해진 가운데, 유가 불안이 물가와 금리 부담을 재차 자극하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 장세의 성격에 대해서는 응답자 과반인 4명이 '상승 추세 속 조정 국면'이라고 선을 그었다. 구조적 하락장보다는 숨 고르기 장세라는 시각이다.

황승택 하나증권 센터장은 "유가 상승으로 할인율 부담이 커지면서 지수 상단이 제한되고 있다"면서도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 등 핵심 펀더멘털은 유효하기 때문에 상승 추세 내 조정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코스피가 7000선에 재안착하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는 '미국 금리 하락'과 '외국인 순매수 재개'가 1, 2위로 꼽혔다.

최근 지수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는 반도체 부문 조정 역시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단기적인 심리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센터장은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부문 이익 증가 폭이 확인되면 주가는 점진적인 우상향 궤적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개별 기업들의 실적 등 바텀업(Bottom-up) 상황은 아직 양호하지만, 매크로 등 탑다운(Top-down) 리스크가 랠리를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원 본부장은 "미국 장기 금리가 진정돼 주식시장의 할인율 부담이 완화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실제 AI 투자 집행 내역과 반도체 이익 전망치를 꼼꼼히 확인하며 옥석을 가려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센터장들이 제시한 올 연말 코스피 예상 밴드는 평균 6067~8367로 집계됐다. 연말 최유력 지수 경로로는 6명 중 2명이 '8000선 이상 재진입'을 점쳤으며, '7000선 회복 및 안착', '6000선 박스권 지속'을 예상한 응답자도 각각 1명씩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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