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찾은 트럼프 “통일되면 환상적”⋯英 향해 또 견제구

입력 2026-09-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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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결국 실현⋯지금 이뤄져도 좋아”
포클랜드 이어 英 민감한 영토 문제 건드려
이란 전쟁 참전 거부에 대한 불만 표출인 듯
英총리실 “벨파스트협정 원칙 준수”

▲도널드 트럼프(왼쪽에서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더블린에서 미할 마틴(왼쪽) 아일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더블린/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에서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더블린에서 미할 마틴(왼쪽) 아일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더블린/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일랜드를 방문해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공화국의 통일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최근 포클랜드제도를 둘러싸고 영국의 영유권 주장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데 이어 민감한 북아일랜드 문제까지 건드리면서 이란 전쟁 참전을 거부한 영국을 향해 또다시 견제구를 던졌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미할 마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면서 아일랜드가 통일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는 않지만 통일은 결국 이뤄질 것이며 지금 이뤄져도 좋다”며 “통일은 환상적인 일이자 모두에게 큰 업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영국도 분명히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틴 총리는 북아일랜드 귀속 문제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북아일랜드는 영국 잔류를 원하는 주로 개신교계인 연합주의 진영과 아일랜드 통일을 바라는 가톨릭계인 민족주의 진영이 오랫동안 대립해온 지역이다. 1960년대 후반부터 약 30년 동안 유혈 분쟁인 ‘트러블스’가 이어졌으며 1998년 미국의 중재로 체결된 벨파스트 평화협정(성금요일협정)을 통해 폭력 사태가 대부분 종식됐다.

협정은 통일 찬성 여론이 과반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북아일랜드에서 통일 지지가 커지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과반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우세하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최근 의회와 북아일랜드 방문에서 여론이 주민투표를 검토해야 할 수준으로 바뀌기 전까지 통일 문제를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에도 주민 동의를 주민투표의 전제로 규정한 벨파스트협정을 준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의 개빈 로빈슨 대표도 “북아일랜드의 헌법적 미래는 영국이나 아일랜드, 미국의 논평이 아니라 북아일랜드 주민이 결정한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킬 수 있음을 의식한 듯 “어떻게 대답해도 좋은 답이 없는 질문”이라고 언급했다.

AP는 이번 발언을 영국에 대한 불만의 연장선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르헨티나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영국령 포클랜드제도에 대해서도 미국의 중립적 입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거론했다. 영국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틴 총리뿐 아니라 과거 자신을 ‘불량배’라고 비판한 캐서린 코널리 아일랜드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더블린 도심에서는 수천 명이 참가한 반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마친 뒤 자신이 소유한 둔베그 골프장에서 열린 아일랜드오픈을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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