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 중심 관광축 재편…교통·숙박 연계가 성패 가른다

입력 2026-09-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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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입국객 109% 급증…정부, 5대 광역 관광권 본격 육성
노선 확충 넘어 교통·숙박·콘텐츠 연결하는 여행 생태계가 관건
양양은 국제선 회복 숙제…입국객보다 체류·소비 성과 따져야

(신태현 기자 holjjak@)
(신태현 기자 holjjak@)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입국 경로가 달라지고 있다. 인천공항을 거쳐 서울로 향하던 기존 방한 여행에서 벗어나 지방공항으로 바로 들어오는 수요가 늘면서 정부도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주변 도시를 하나의 여행권역으로 묶는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선 확대에 그치지 않고 공항에서 인근 관광지로 이어지는 교통망을 손보고, 숙박·관광상품과 해외 홍보를 함께 강화해 외국인의 발길과 소비를 지역에 머물게 한다는 구상이다.

14일 관광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김해·대구·청주·양양·무안공항과 주변 도시를 하나의 여행권역으로 잇는 ‘지방공항 중심 5대 관광권’을 확정했다. 김해·대구권은 부산과 대구를 경주로 연결하고, 청주는 공주·부여와 익산·전주, 양양은 강릉·속초, 무안은 목포·광주·여수 등과 묶는다. 지자체 경계를 기준으로 관광지를 나누기보다 외국인이 실제로 이동하는 경로에 맞춰 여러 지역을 하나의 여행지로 엮겠다는 취지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객 가운데 청주·대구·김해 등 지방공항 이용 비중은 20.7%로 외국인 관광객 5명 중 1명꼴이다. 특히 청주공항 입국객은 전년 동기보다 109.1% 증가했다. 저비용항공사(LCC) 공급 확대에 대만 관광객 증가세가 더해진 영향이다.

문체부는 2027년 정부 예산안 기준 국비와 지방비 등 935억원을 투입한다. 해외 수요를 겨냥한 홍보와 국제선 확대를 비롯해 외국인의 이동·결제 환경을 손보고 지역별 관광상품도 강화한다. 2025년 256만명인 5대 관광권 지방공항·항만 입국객을 2029년 5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문제는 지방공항으로 들어온 외국인이 해당 지역에 실제로 머물며 지갑을 여느냐다. 청주공항 입국객이 크게 늘더라도 상당수가 곧바로 수도권으로 빠져나간다면 지역이 얻는 관광 효과는 크지 않다. 청주를 통해 들어온 외국인의 발길을 공주·부여와 익산·전주 등 충청·전북으로 돌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항공편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공항에서 주변 도시로 이어지는 이동수단과 외국인 결제 환경, 각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즐길거리까지 갖춰야 한다.

국제선 여객 회복이 더딘 양양공항은 다른 고민을 안고 있다. 문체부와 국토교통부가 7일 양양공항에서 연 포럼에서도 신규 노선을 확보하는 문제와 함께 공항에서 관광지까지의 이동수단, 숙박 여건, 즐길거리와 여행상품, 해외 수요 확보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됐다. 대구·김해에 이어 양양에서도 현장 논의가 이어졌다는 점은 지방공항에 항공편을 늘리는 것만으로 지역관광이 살아나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국제선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공항에 도착한 이후의 여행까지 하나로 짜야 한다. 관광객이 지역에서 하룻밤을 더 보내게 할 이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외국인 수요가 숙박시장 성장을 이끌었고 공연·스포츠 등이 숙박 수요를 만들어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K컬처와 경주의 역사, 충청·전북의 백제문화, 강원의 산·바다·스포츠, 남도의 미식처럼 각 권역이 가진 강점을 단순히 둘러보는 관광에서 벗어나 저녁 시간까지 이어지는 공연이나 체험, 식도락 등과 결합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숙박과 소비로 효과를 확장할 수 있다.

한 여행 업계 관계자는 “지방공항에 국제선을 유치해도 입국 시간대에 맞춰 주요 관광지로 이동할 교통편이 부족하면 여행상품을 짜기가 어렵다”며 “항공사와 여행사가 취항을 검토하는 단계부터 지자체가 숙박과 이동수단, 체험 프로그램을 묶어 제시해야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지역 체류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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