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자금줄 끊긴 LIV 골프…결국 미국서 파산보호 신청

입력 2026-09-0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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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50억달러 골프 야심 좌초
PGA와 합병 끝내 성사되지 못해
채무 정리 후 ‘LIV 2.0’ 재출범 계획

▲영국 세인트올번스 센추리온 골프클럽에서 2023년 7월 열린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대회 당시 18번 홀 전경. (세인트올번스(영국)/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세인트올번스 센추리온 골프클럽에서 2023년 7월 열린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대회 당시 18번 홀 전경. (세인트올번스(영국)/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50억달러(약 6조6800억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세계 프로골프의 판도를 뒤집으려 했던 LIV 골프가 출범 4년 만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거액의 계약금으로 스타 선수들을 끌어모으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통합까지 추진했지만 독자적인 수익 기반을 만들지 못한 채 사우디 자금이 끊기자 결국 법정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LIV 골프는 미국 뉴저지주 파산법원에 미 연방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부채는 5억~10억달러, 자산은 1억~5억달러로 추산됐다.

LIV 골프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한 ‘비전 2030’ 스포츠 프로젝트의 대표 사업이다.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2022년 리그 출범 이후 50억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LIV는 컷 탈락 없는 54홀 경기와 단체전, 거액의 상금을 내세워 욘 람과 브라이슨 디섐보, 더스틴 존슨 등 PGA 투어의 간판선수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기존 골프계와의 충돌도 격렬했다. PGA 투어가 LIV 이적 선수의 출전을 금지하자 소송전이 벌어졌다. 양측은 2023년 6월 돌연 분쟁을 끝내고 사업을 통합한다는 기본합의를 발표했다. 그러나 지배구조와 사우디 측의 통제권을 둘러싼 이견과 미국 당국의 반독점 심사 등이 겹치며 후속 협상은 공전했다. 지난해 말 LIV 측도 PGA 투어와 “진지한 협상은 진행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설상가상으로 PIF는 올해 초 2026시즌을 끝으로 추가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독자 생존이 어려워진 LIV는 일부 대회를 취소하고 직원 대부분을 감원한 데 이어 파산보호를 선택했다.

파산 신청서에는 프로골퍼 9명이 10대 무담보 채권자에 포함됐다. 이들이 받지 못한 돈은 각각 200만~740만달러다. 이는 올해 3분기 지급 의무만 반영한 것으로 일부 선수의 남은 다년 계약금은 수천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

LIV는 기존 채무를 정리한 뒤 사모펀드 BC파트너스로부터 최대 3억달러를 투자받아 ‘LIV 2.0’으로 재출범할 계획이다. 재편된 회사는 선수들이 지분 과반을 보유하는 구조를 추진한다. PIF도 파산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5000만달러의 회생기업대출(DIP)을 제공한다.

다만 BC파트너스의 투자는 LIV가 공개되지 않은 운영·재무 목표를 달성하는 조건으로 이뤄진다. 새 리그의 경기 방식과 잔류 선수도 확정되지 않았다. LIV는 2027년 초 파산보호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잉글랜드·웨일스 법원에도 미국 파산 절차의 인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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