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불안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요소 등 비료 원재료 가격이 오른 가운데 국내 비료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이 엇갈린 것으로 확인됐다. 누보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함께 늘린 반면 남해화학은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이 크게 후퇴했다. 업체별 제품 구성과 판매가격 운영, 원료 조달 구조의 차이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누보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833억원으로 전년 동기 556억원보다 약 50%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5억원에서 48억원으로 약 37% 늘었다. 핵심인 농업부문만 떼어놓고 봐도 매출은 403억원에서 589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4억원에서 42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남해화학은 연결기준 매출액이 8639억원에서 9979억원으로 약 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49억원에서 128억원으로 63% 감소했다.
비료업계의 공통 부담은 원재료 가격 상승이다. 비료 생산에 사용되는 주요 원료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물류비 변화가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누보의 상반기 요소 평균 매입가격은 kg당 739원으로 2025년 612원보다 약 21% 올랐다. 기비 역시 kg당 615원에서 711원으로 약 16% 상승했다.
조비도 중동 분쟁에 따른 공급망 불확실성으로 선구매 수요가 발생하면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남해화학 역시 국제 원재료 가격 변동에 민감한 구조다. 주요 원료는 암모니아ㆍ요소ㆍ인광석ㆍ염화칼륨ㆍ유황 등으로 유황을 제외한 대부분을 해외에서 조달한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업체별 이익에 동일하게 반영되지는 않았다. 누보는 요소 가격이 20% 넘게 상승한 상황에서도 농업부문 영업이익을 늘렸다. 회사는 일반 비료뿐 아니라 비료 효과를 장기간 유지해 시비 횟수를 줄이는 완효성 비료와 코팅비료 등 기능성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논편한 올코팅’은 100% 코팅비료로 구성된 수도용 완효성 비료로 기존 완효성 비료 대비 사용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노동력을 절감하도록 설계됐다. 누보는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노동력 절감 수요가 커지면서 완효성 비료 판매량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가격 변화도 일부 나타났다. 누보의 ‘올코팅31’ 가격은 2025년 3만4200원에서 올해 상반기 3만6010원으로 약 5% 상승했다. 다만 ‘참편한9’, ‘원타임29’, ‘트리플’ 등 주요 제품 가격은 전년과 동일해 제품별 판매가격 조정 폭에는 차이가 있었다.
누보는 하반기에도 코팅비료와 말차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실적설명회에서는 코팅비료 판매 확대와 말차 수출이 하반기 실적을 이끌 주요 동력으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상반기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실적은 지난해 수준을 훌쩍 웃돌 전망이다.
남해화학은 상황이 달랐다. 회사는 상반기 매출 증가가 비료 판매량 증가와 내수비료 판매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판매가격 자체는 크게 올랐다. 남해화학의 단일비료 평균 판매가격은 톤당 75만원에서 91만원 수준으로 상승했고 복합비료도 64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랐다. 암모니아 판매가격은 톤당 62만원에서 93만원으로 약 51% 상승했다.
판매가격 상승에도 수익성이 악화된 배경은 높은 국제 원재료 가격 노출도에 있다. 요소 약 20만2000t(톤), 인광석 약 62만5000t, 염화칼륨 약 10만t 등의 구매계약 가격도 국제가격에 연동돼 있다.
비료업계의 하반기 실적은 국제 원재료 가격 흐름과 제품별 판매가격 변화, 고부가가치 비료 비중, 원료 조달 구조 등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누보는 코팅비료와 말차 수출을 앞세워 하반기 외형과 수익성 확대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에도 고부가 제품과 수출 비중 확대 여부에 따라 업체별 수익성 차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