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0이면 안전?”…온라인 파고든 무니코틴 전자담배[무티코틴의 함정①]

입력 2026-09-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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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니코틴 표방 제품서 니코틴·유사체 잇단 검출…니코틴 포함 제품도 자사몰서 판매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니코틴 0’을 내세운 전자담배형 흡입제품의 판매가 온라인을 통해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니코틴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반 생활용품처럼 판매하지만, 표시와 실제 성분이 다른 사례가 잇따르는 데다 니코틴 함유 제품까지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확인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일회용 전자담배’를 검색하면 1700개가 넘는 상품이 노출된다. 상당수 제품이 ‘무니코틴’, ‘니코틴 제로’, ‘비타민’ 등을 내세우고 멘톨과 청포도, 블루베리 등 다양한 향을 강조한다. 가격은 주로 1만~3만원대로 별도 전자담배 판매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올해 4월 24일부터 담배사업법상 담배의 원료 범위가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나 니코틴’으로 확대되면서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도 담배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니코틴 함유 제품은 일반 온라인 쇼핑몰이나 자사몰에서 판매할 수 없고 오프라인에서도 담배소매인으로 지정된 판매자만 취급할 수 있다.

하지만 니코틴이 포함된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들이 업체 자사몰과 약국 등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 시행 전에 제조·반출되거나 수입신고된 합성니코틴 제품은 재고제품 안전관리 기준을 지키는 조건으로 판매할 수 있다. 사업자는 법 시행 전 재고라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니코틴 함량 검사와 표시 등의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니코틴 포함 제품 판매가 곧바로 불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해당 제품이 법 시행 전 재고인지, 소비자 고지와 검사·표시 의무를 지켰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판매 화면에 제조·수입 시점과 재고 여부가 명확히 표시되지 않으면 소비자가 적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합성니코틴 규제 이후 시장이 무(無)니코틴과 유사니코틴 제품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무니코틴 제품은 니코틴과 유사니코틴을 함유하지 않았다고 표방하는 반면 유사니코틴 제품은 6-메틸니코틴처럼 니코틴과 구조나 작용이 비슷한 물질을 사용한다.

두 제품은 성격이 다르지만 현행 담배사업법상 ‘연초나 니코틴을 원료로 한 담배’에 포함되지 않아 담배 규제를 벗어날 수 있다. 일부 온라인 사업자와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은 개정법 시행 이후 무·유사니코틴 제품으로 판매 품목을 빠르게 전환했다.

무니코틴 표시의 신뢰성도 문제다. 정부가 올해 6월 25일 무니코틴 표방 액상형 흡입제품 105개를 수거·분석한 결과 13개에서 실제 니코틴이 검출됐고 12개에서는 유사니코틴이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온라인에서 판매된 무니코틴 표시 제품 12개 중 7개에서 니코틴이 검출됐다. 무니코틴 제품으로 알고 구매한 소비자가 자신도 모르게 니코틴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니코틴과 유사니코틴이 모두 검출되지 않은 제품도 안전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무니코틴 액상에는 통상 프로필렌글리콜(PG)과 식물성 글리세린(VG), 멘톨 및 각종 향료가 들어간다. 일부 성분은 식품이나 화장품 등에 사용되지만 가열한 에어로졸을 폐로 흡입하는 것은 노출 경로가 다르다.

일부 세포·동물실험에서는 관련 성분이나 가열 후 생성물의 잠재적 유해 가능성이 보고됐지만 장기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니코틴 불검출 결과는 니코틴이 없다는 의미일 뿐 반복 흡입에 따른 안전성까지 검증됐다는 뜻은 아니다.

금연보조 효과에 관한 근거도 제한적이다. 일반 무니코틴 전자담배형 제품은 현행 금연 진료지침에서 표준적인 치료 수단으로 권고되지 않는다. 흡입 행동이 유지되거나 일반 담배와 함께 사용하는 이중사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관리·감독이 시장 변화에 뒤따라가는 ‘사후약방문식 대응’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자담배가 규제에 편입되기 전까지 온라인 유통이 사실상 방치됐고 법 시행 이후에도 무니코틴·유사니코틴 제품으로 판매 품목이 빠르게 바뀌면서 새로운 사각지대가 만들어졌다는 지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가 무니코틴 표방 제품을 수거·검사하고 금연 효과를 암시한 온라인 광고를 차단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식약처의 관리 범위는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제품이나 의약외품 효능을 표방한 광고 등에 한정된다. 일반 기호용으로 판매되는 무니코틴·유사니코틴 흡입제품 전체를 심사하거나 상시 관리할 명확한 체계는 부족한 셈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을 통해 특정 성분이 등장할 때마다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자담배형 흡입제품을 포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분 공개와 유해성 평가, 청소년 접근 제한을 함께 적용하고 부처별로 나뉜 업무를 조정할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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