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도로 모발 온도 유지해 손상 줄여
“풍량 업계 최고 수준 대비 3배”

‘냉장고·세탁기 회사’ LG전자가 이번엔 머리카락을 말린다. 대형 가전을 주력으로 해온 LG전자가 IFA에서 처음으로 헤어드라이어를 공개하며 소형 뷰티 가전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미 유력 경쟁 업체들이 치열하게 다투는 시장에 뛰어든 LG전자가 자신 있게 내세운 무기는 60년간 가전을 만들며 갈고닦은 ‘모터’ 기술이다.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의 LG전자 전시장에서 헤어드라이어를 직접 사용해보니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것은 강력한 바람이었다. 전원을 켜자 강한 바람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제품을 집어 들고 바람을 직접 쐬어본 일부 관람객들도 예상보다 강한 풍량에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LG전자가 대형 가전에서 헤어드라이어로 영역을 넓힌 배경에는 모터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헤어드라이어 시장에는 절대 강자 브랜드들이 있고 수많은 중국 브랜드도 헤어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며 “헤어드라이어의 핵심 기술은 모터인데, LG전자가 여기에 대한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백 사장은 특히 “풍량은 업계 최고 수준과 비교해도 3배가량 강력하다”며 “LG전자가 가진 기술을 시장에 소개하고 평가받아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바람을 강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모발 손상을 줄이는 기술도 담았다. 머리카락의 주성분인 단백질은 약 80도부터 변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낮은 온도에서도 풍량·풍속·풍압을 조절해 빠르게 말리는 공기역학 시스템을 적용했다.
센서가 머리카락과 제품 사이의 거리를 자동으로 감지해 모발 온도를 약 55도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강한 바람으로 건조 시간을 줄이면서 지나치게 높은 온도로 인한 모발 손상은 줄이겠다는 것이다.
사용 편의성도 가전에서 쌓은 노하우를 가져왔다. 제품을 내려놓으면 자동으로 대기모드로 전환되고 5분간 사용하지 않으면 전원이 꺼진다. LG 씽큐와 연결하면 사용 이력을 관리할 수 있고 반려동물용 모드 등 새로운 기능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헤어드라이어 한 제품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시장 반응에 따라 LG전자가 ‘헤어 가전’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어서다.
백 사장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헤어 관리 영역으로 확산할 계획도 있다”며 “냉장고와 세탁기 같은 기존 가전에만 머무르지 않고 고객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물생활가전 ‘틔운’과 텀블러 세척기 등 기존 가전의 경계를 넘나들어온 LG전자의 다음 실험이 욕실과 화장대까지 들어온 셈이다.
식물생활가전 ‘틔운’과 텀블러 세척기 등 기존 가전의 경계를 넘나들어온 LG전자의 다음 실험이 이제 욕실과 화장대까지 들어온 셈이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처럼 덩치 큰 전통 가전에서 쌓은 모터와 제어 기술을 일상 속 작은 제품으로 옮겨 심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