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에 아시아는 물폭탄...기후위기, 경제 뇌관 됐다 [이상기후의 일상화 ②]

입력 2026-09-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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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폭염으로 1주일 만에 1만 명 사망⋯역대 최고 기온 기록
아시아는 물난리⋯파키스탄, 네팔 등 홍수로 사망자 대거 발생
이상 기후로 경제 리스크 확산⋯농산물, 에너지 가격 등 급등

▲헝가리 유일한 원자력발전소인 팍스원전은 다뉴브강에서 끌어올린 물을 냉각수로 사용한다. 하지만 5월 이후 강수량 부족과 잇따른 폭염으로 다뉴브강 수위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다뉴브강의 수위를 높이기 위해 강바닥 정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부다페스트(헝가리)/AFP연합뉴스
▲헝가리 유일한 원자력발전소인 팍스원전은 다뉴브강에서 끌어올린 물을 냉각수로 사용한다. 하지만 5월 이후 강수량 부족과 잇따른 폭염으로 다뉴브강 수위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다뉴브강의 수위를 높이기 위해 강바닥 정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부다페스트(헝가리)/AFP연합뉴스

올여름 한국에서 관측 사상 최고인 42.5도의 극한 폭염이 나타난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도 폭염과 산불, 홍수 등 기상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바다와 대기의 변화가 극한 기상의 발생 가능성과 강도를 키우면서 곡물·에너지·물류 시장을 뒤흔드는 복합 경제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극지방을 제외한 세계 평균 해수면 온도는 21.1도까지 올라 관련 관측을 시작한 1979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일평균 최고 기록인 2024년 3월 1일의 21.09도도 넘어선 수치다. 세계 해수면 온도가 통상 3~4월에 최고조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기록이다. 전 지구적 해수면 온도 상승과 대기 순환의 변화가 대륙을 가리지 않는 극한 기후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은 폭염과 산불의 이중고에 시달렸다. 체코 41.9도, 폴란드 40.5도 등 유럽 각국이 역대 최고 기온 수준에 달했고 6월 하순 폭염으로 1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1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의 기온 상승 속도가 전 세계 평균의 2배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폭염은 곧 대형 산불로도 이어졌다. 스페인과 프랑스 등지에서 산불이 급격히 번지며 수만 명이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7·8월 평균 기온이 20도 안팎으로 선선했던 영국에서도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 연속 35도 이상의 기온이 나타나며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아시아는 폭우와 홍수로 큰 피해를 봤다. 파키스탄에서는 몬순 우기가 시작된 이후 폭우·홍수 관련 사고로 109명이 사망했다. 인접국 아프가니스탄에서도 7월 동북부 지역을 덮친 돌발홍수로 최소 20명이 숨지고 약 100명이 실종됐다.

네팔에서는 빙하 붕괴가 촉발한 역대급 재난이 발생했다. 지난달 26일 네팔과 중국 티베트의 접경 지역에서 거대한 빙하와 암석이 무너져 내리면서 돌발홍수와 토석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네팔에서만 1300명 이상이 숨지고 4900명 가까이 실종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네팔 대홍수가 지구온난화로 히말라야 빙하 붕괴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 같은 '빙하호 폭발 홍수(GLOF)' 위험이 구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 지구적 기상 재해는 단순한 날씨 현상을 넘어 글로벌 경제의 뇌관을 건드리고 있다. 주요 곡창지대에서 폭염과 가뭄, 홍수가 반복되면 작황 부진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과 ‘애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글로벌 물류망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

폭염에 따른 냉방 수요 급증은 전력 수급과 에너지 가격에도 부담을 준다. 실제로 지난달 유럽에서는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늘고 원전·풍력 발전량이 감소하면서 프랑스와 독일의 익일물 전력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각각 21.8%, 22.8% 급등했다. 과거와 차원이 다른 기상 재난이 곡물·에너지·물류를 동시에 흔드는 복합 위기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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