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행안부 지표는 눈가림용"…재정 공방, 김동연 책임론까지

입력 2026-09-02 17:57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이재명 대통령은 책임 없다"…민선8기 지방채 5차례·기금 소진 지목

같은 당 의원이 먼저 물었고, 도지사가 정면으로 받았다. 공방이 거칠어지자 회의를 진행하던 고은정 경기도의회 제1부의장이 세 차례 마이크를 잡아 중재에 나섰다.

▲2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3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희(안산2·사진 오른쪽) 의원과 추미애 경기지사의 도정질문을 하는 장면. (경기도의회 인터넷방송 갈무리)
▲2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3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희(안산2·사진 오른쪽) 의원과 추미애 경기지사의 도정질문을 하는 장면. (경기도의회 인터넷방송 갈무리)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2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눈에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가계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행정안전부 공식 지표를 근거로 '경기도가 정말 재정위기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 지표는 눈가림용"이라고 맞받았다.

2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의회는 이날 제39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민선 9기 출범 이후 첫 도정 및 교육행정 질문을 진행했다. 임시회는 1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다.

포문은 김태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산2)이 열었다.

김 의원은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약 15%로 17개 시·도 가운데 12번째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행안부 지방재정위기관리 기준상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25%를 넘으면 '주의', 40%를 넘으면 '위기'에 해당하는데 경기도는 어느 단계에도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합재정수지와 예산수지 등 6개 재정지표를 봐도 주의 단체 기준에 걸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채무의 구성도 뜯었다. 김 의원은 도가 제시한 7조원대 가운데 지역개발기금 약 3조9000억원과 통합계정 약 1조8000억원은 회계상 내부거래여서 공식 채무 통계에 지방채와 동일하게 잡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지표 바깥을 가리켰다.

그는 "그 지표는 눈가림용이고 착시"라며 실제로는 지방채를 발행했고 기금도 소진돼 기댈 곳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남이 위기라고 진단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책임행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든 숫자는 처음부터 겨냥하는 범위가 달랐다.

김 의원의 15%는 행안부가 산정하는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다. 반면 경기도가 재정 비상 상황의 근거로 제시한 7조415억원은 1회 추경 기준으로 2038년까지 상환해야 할 지방채와 기금 내부거래 상환액을 합친 규모다. 지방채 원리금 상환액이 1조9117억원, 기금 내부거래 원리금 상환액이 5조1298억원이다. 7조415억원 전체를 행안부 통계상 지방채무와 같은 자리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

추 지사가 문제 삼은 것은 총액보다 증가 속도였다.

경기도는 2025년 세 차례에 걸쳐 지방채 9430억원을 발행했다. 지방채 발행 한도 9460억원의 99.6%에 해당한다. 2026년에도 1회 추경까지 두 차례를 추가했다. 1년 반 사이 다섯 차례다. 발행 한도를 거의 다 써버린 이 대목은 도가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하며 내건 핵심 근거 가운데 하나다.

재원 부족은 이미 올해 예산 편성에 흔적을 남겼다. 경기도가 민선 9기 출범 전 공개한 재정현황에 따르면 확정된 사업 가운데 3132억원이 본예산에 반영되지 못했다. 이 가운데 노인장기요양 1234억원, 도교육청 유·초·중·고 급식비 지원 584억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지원 291억원 등 상당수 민생·필수사업은 연간 소요액 12개월분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돼 10~12월분이 비었다.

본회의장에서 오간 숫자 논쟁이 도민의 급식과 노인 돌봄에서 이미 3개월의 공백으로 나타나 있었던 것이다.

재정비상선언 전 도의회와 소통이 없었다는 지적에도 추 지사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저는 보고를 받아서 아는 것이지만 의원들은 이미 지방채 5차례 발행을 승인했다"고 답했다.

공방은 전임 도정 책임론으로 옮겨갔다.

윤종영 국민의힘 의원(연천)이 현재 재정 상황에 민선 7기와 민선 8기의 책임이 있는지 물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윤종영 국민의힘 경기도의원이 2일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경기도 재정위기의 원인과 전임 도정의 책임을 놓고 질의·답변을 하고 있다. 
추 지사는 채무 증가 속도와 민선 8기 지방채 발행 등을 재정 비상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경기도의회 인터넷방송 갈무리)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윤종영 국민의힘 경기도의원이 2일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경기도 재정위기의 원인과 전임 도정의 책임을 놓고 질의·답변을 하고 있다. 추 지사는 채무 증가 속도와 민선 8기 지방채 발행 등을 재정 비상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경기도의회 인터넷방송 갈무리)

추 지사는 민선 7기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이어받은 채무 700억원가량을 줄였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당시 기금 활용에 대해서는 재난 대응이라는 사회적 필요성이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민선 8기 평가는 달랐다. 추 지사는 "민선 8기에서는 각종 기금을 고갈시키고 1년 반 단기간에 지방채를 5차례 발행했다.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무리하거나 방만했다고 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과의 질의에서도 2023~2025년을 특정해 재정관리가 필요했던 시기에 확장재정을 운용한 점을 문제로 지목했다.

윤 의원이 "민선 7기는 책임이 없고 민선 8기는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느냐"고 다시 묻자 추 지사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책임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재정상의 문제에 제대로 대응했어야 했다는 것으로 대단히 유감"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감액 기준에 정치적 잣대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윤 의원은 이번 추경에서 민선 7기에 시작된 일부 사업은 유지되고 민선 8기 주요 사업은 정리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정치적 차별에 따른 결정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재정 여건이 빠듯한 상황에서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따졌고 사회적 상징성이 있는 사업은 남겼다는 설명이다. 공약사업 재원을 만들려고 기존 사업을 줄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도 신규사업에 투입할 여유 재원 자체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1일 추경안 제안설명에서 2027년 본예산에 자신의 공약을 위한 신규사업 예산을 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맞붙은 '15%'와 '7조415억원', '지방채 5차례'는 4일부터 시작되는 추경 심사로 그대로 넘어간다.

경기도는 지방세 수입 전망을 3000억 원 낮추고 1355개 사업을 원점 재검토해 기존 세출 5465억 원을 줄인 총 42조2420억 원 규모의 제2회 추경안을 제출한 상태다. 집행부는 채무 증가 속도와 기금 소진, 미래 상환 부담을 재정비상의 근거로 든다. 도의회에서는 공식 재정지표와 내부 거래의 성격, 세출 감액 기준을 놓고 여야가 모두 검증을 예고했다.

경기도의회는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18일 제393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어느 장단에 맞추나”⋯종부세 뒤집기에 강남 집주인 ‘부글부글’
  • '대기업 가고 연봉 4470만원 받고'…구직자들의 취업 희망 [데이터클립]
  • 2027 예산안, '꼭 챙겨야 할' 청년·신혼부부 체크리스트 [이슈크래커]
  • "쌩큐, K컬처"⋯방한 외국인들, 2분기 韓서 카드 '역대 최고액' 썼다
  • 현빈ㆍ정우성→손예진ㆍ지창욱까지⋯'톱스타' 이름값, 이번에도 통할까 [엔터로그]
  • 금리 뛰는데 부실채권 이미 19조…가계·기업·은행 ‘건전성 경고음’ [고금리 청구서]
  • 수능 전 마지막 9월 모평⋯국어·수학 어려워지고 영어 쉬워졌다 [종합]
  • 2개월 만에 물가 3% 복귀…"SKT통신비 할인 기저효과"
  • 오늘의 상승종목

  • 09.0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5,477,000
    • -2%
    • 이더리움
    • 3,265,000
    • -3.63%
    • 비트코인 캐시
    • 336,200
    • -1%
    • 리플
    • 1,825
    • -3.34%
    • 솔라나
    • 135,600
    • -3.76%
    • 에이다
    • 268
    • -1.83%
    • 트론
    • 445
    • -2.2%
    • 스텔라루멘
    • 238
    • -2.46%
    • 비트코인에스브이
    • 21,460
    • -0.28%
    • 체인링크
    • 15,220
    • -2.81%
    • 샌드박스
    • 48.7
    • -0.7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