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결제주기 단축 시동⋯내달 로드맵 공개 예정

입력 2026-09-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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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자금 활용도 높이고 국내 증시 효율·경쟁력 강화 기대
매매·청산·결제시스템 전면 개편…결제 실패·오류 가능성 우려
시차·환전·업무 자동화 과제…내달 로드맵 발표 후 시행 시점 확정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이 2일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T+1일) 심층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이 2일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T+1일) 심층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국내 증권시장의 결제주기를 거래일 이틀 뒤(T+2)에서 다음 날(T+1)로 단축하기 위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자의 자금 활용과 시장 효율성 개선이 기대되지만 전산시스템 개편, 결제 오류, 외국인 투자자의 시차·환전 문제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2일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T+1일) 심층 토론회’에서 T+1 전환이 투자자의 자금 활용 편의성과 국내 증권시장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황 회장은 “결제주기를 하루 줄이는 일은 매매·청산·결제 절차와 전산시스템 전반의 변화를 수반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결제 처리시간 단축으로 증권사의 결제 실패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현장의 우려도 전했다. 황 회장은 “제도 개편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얼마나 안심하고 수용할 수 있느냐는 문제”라며 시차·환전 등 국내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업계와 유관기관의 준비를 당부했다.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주식 매도대금을 곧바로 출금하지 못하는 현행 결제제도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불편이 크다고 진단했다. 박 부위원장은 “가상자산 시장 등에서 즉시 결제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주식 결제주기 단축이 왜 오래 걸려야 하느냐는 불만도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결제주기 단축은 단순히 결제시스템 하나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신뢰를 높이는 과제”라며 “시장의 안정성을 충분히 확보한다는 전제 아래 제도 변경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T+1일) 심층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2일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T+1일) 심층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개인투자자의 편익과 증권사·유관기관의 시스템 개편 부담, 외국인 투자자의 시차·환전 문제를 다뤘다. 자본시장연구원과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사 관계자와 개인투자자 등이 참석했다.

좌장을 맡은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매매 체결부터 실제 결제까지 청산과 오류 점검 등 복잡한 후선 업무가 존재한다”며 “현행 체계에서 T+1에 수행하는 업무를 어떻게 단축할지가 주요 논점”이라고 말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결제주기 단축이 단순히 주식과 대금을 하루 먼저 교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위원은 “정정·차감과 세금 관련 업무 등 모든 과정이 거래 당일 또는 T+1 새벽까지 완료돼야 한다”고 짚었다.

T+1로 전환하면 매도대금 출금뿐 아니라 미수금 발생과 반대매매·상환 일정도 하루씩 앞당겨질 수 있다. 강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가 거래 방식을 별도로 바꿀 필요는 없지만, 결제일과 연동된 일정의 변경은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산시스템 개편 범위와 장애 발생 시 대응 방안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증권사 측은 “시장이 달리는 중에 결제주기라는 주춧돌을 갈아 끼우는 작업”이라며 모든 증권사와 유관기관이 함께 전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 기간을 요청했다. 예탁결제원은 공동 테스트와 비상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시행 당일 문제가 발생하면 결제시간 연장 등을 통해 대응할 방침이다.

글로벌 투자자 측 과제로는 시차와 원화 환전, 거래 확인 및 펀드별 배분 업무의 자동화 부족이 꼽혔다. 강 연구위원은 “중요한 것은 T+1 전환 여부보다 적절한 시행 시점”이라며 아시아 주요 시장의 일정과 글로벌 전환 흐름에 맞춰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다음 달 제도·시스템 개편 방안과 추진 일정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훈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 부장은 “시장 참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통합테스트를 반복한 뒤 글로벌 동향과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 등을 종합해 시행 시점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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