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방치된 지하 통로, 하루 1000명 찾는 'K-문화 스테이션'으로 변신 [가보니]

입력 2026-09-0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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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입구역 'K-문화스테이션'에서 열린 빅뱅 '코스모스'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AI 기반 편집 이미지)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서울 을지로입구역 'K-문화스테이션'에서 열린 빅뱅 '코스모스'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AI 기반 편집 이미지)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2호선 을지로입구역 사이에 한국 문화를 알릴 새 '문화 정거장'이 들어섰다. 2일 서울시가 언론에 공개한 'K-문화 스테이션(펀스테이션)'은 폭 9.5m, 길이 335m, 총면적 3261㎡ 규모로 지하상가와 지하철 2호선 선로 사이 있다. 시는 전국 최초로 수십 년간 방치된 유휴 공간을 재단장해 선보였다.

이날 유연경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 도시활력담당관 주무관은 "이곳은 1호선과 2호선 환승 구간의 높이를 맞추려 공사하다 생긴 공간으로 추측하고 있다"며 "처음 이곳을 발견했을 때는 너무 어두워 대형 조명을 켜고 마스크를 쓴 채 다녀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민들이 쾌적함을 느낄 수 있도록 환기, 소방 등 기반 시설 정비를 완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을지로입구역 'K-문화스테이션'에서 열린 빅뱅 '코스모스' 전시 모습.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서울 을지로입구역 'K-문화스테이션'에서 열린 빅뱅 '코스모스' 전시 모습.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개장 첫 콘텐츠로는 글로벌 아티스트 빅뱅의 데뷔 20주년 기념 미디어 전시 '코스모스(COSMOS)'가 선택됐다. 관계자 안내에 맞춰 전시장에 들어서자 어둠 속에서 빅뱅 멤버들이 홀로그램으로 등장해 관람객을 맞이했다. 대형 미디어월과 레이저 전시 공간 등 다양한 빅뱅 관련 콘텐츠가 335m 길이의 넓은 공간을 꽉 채우고 있었다. 이외에도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빅뱅 멤버 사진과 촬영장 미공개 사진들이 전시돼 팬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시는 이곳을 문화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기까지 수많은 이해 관계자와 난상토론을 벌였다. 유 주무관은 "처음에는 가족 프로그램이나 운동 시설 등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335m의 좁고 긴 통로의 형태라 공간 활용이 쉽지 않았다"며 "지하 2층에 탈의실이나 샤워실 등을 넣기엔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문화 콘텐츠 공간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서울 을지로입구역 'K-문화스테이션'에서 열린 빅뱅 '코스모스' 전시 모습.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서울 을지로입구역 'K-문화스테이션'에서 열린 빅뱅 '코스모스' 전시 모습. (사진=정용욱 기자 dragon@)

실제로 공간 개발을 위해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설공단을 포함한 기관과 민간 참여자들이 긴 시간 논의를 거친 끝에 완성됐다. 공간 운영은 공공·민간 협력 방식이다. 공간만 시가 제공하며 콘텐츠는 민간 콘텐츠 제작사인 '크리에이티브 멋'이 5년간 임대료를 내고 공간 사용 수익 허가를 받아 기획·운영한다.

이날 둘러본 공간 내부는 모두 콘크리트 벽면과 큰 기둥으로 구성된 거대한 터널형 구조였다. 발밑으로는 지하철 2호선 열차가 달리면서 내는 소리와 미세한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색적인 공간이 주는 공간감과 분위기가 문화 콘텐츠와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었다. 크리에이티브 멋 관계자는 "기둥과 벽면은 과거 방공호처럼 만들어졌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해 어둡게 처리했다"며 "이 거친 느낌과 매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원형을 건드리지 않고 활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K-문화스테이션 입구 모습. (사진제공=서울시)
▲K-문화스테이션 입구 모습. (사진제공=서울시)

시민 반응도 긍정적이다. 8월 개장 직후 첫 주말 예매는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하루 평균 약 1000명의 관람객이 이곳을 찾고 있다. 평일에도 80% 이상의 높은 예매율을 보이며 현장 구매를 위한 20%의 여유분도 빠르게 소진되는 추세다. 이번 빅뱅 기획전은 27일까지 열린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시간 단위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한편 K-문화 스테이션은 27일 빅뱅 전시가 끝난 이후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유 주무관은 "기획 전시가 끝나고 나면 다음 전시를 유치하기 전 일정 기간은 시민들이 쾌적한 지하 통로처럼 자유롭게 쓰실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하는 방안을 지속해서 협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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