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분자 결합 빠르게 예측…‘K-폴드’ 신약개발 현장으로

입력 2026-09-0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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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A 의존도 낮춰 예측 속도 최대 25배 향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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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차세대 바이오 AI 모델 ‘K-폴드(K-Fold)’가 신약개발 연구 현장으로 활용 범위를 넓힌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뿐 아니라 항체와 저분자 화합물, DNA·리보핵산(RNA) 등 다양한 분자가 결합해 형성하는 복합체 구조를 빠르게 예측해 신약 후보물질 탐색의 효율을 높인다는 목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연구원은 1일 서울 서초구 협회 회관에서 ‘AI 신약개발 따라잡기 특별 세미나: K-폴드 입문 특강’을 개최했다. 이날 K-폴드의 개발 배경과 작동 원리, 예측 성능과 고도화 방향을 소개하고 히츠의 하이퍼랩을 활용한 실습을 진행했다.

강연을 맡은 황상연 히츠 선행연구팀장은 “K-폴드는 기존 구조 예측 모델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알려진 한계를 근본적으로 보완해 세계 최고 수준의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K-폴드는 김우연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가 총괄한 ‘팀 KAIST’가 개발한 바이오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과제로 약 10개월간 개발됐으며 KAIST와 히츠, 머크, 아토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이 참여했다.

핵심은 여러 종류의 분자가 상호작용해 만드는 복합체 구조를 함께 예측하는 ‘코폴딩(co-folding)’이다. 단백질 하나의 구조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표적 단백질과 항체, 펩타이드, 저분자 화합물, 핵산 등이 서로 어떤 형태로 결합하는지를 예측한다.

신약개발에서는 약물 후보물질이 표적 단백질의 어느 부위에 어떤 형태로 결합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체와 항원의 결합 부위나 저분자 화합물이 표적에 안정적으로 들어맞는지를 예측하면 후보물질 설계와 선별에 활용할 수 있다.

기존 구조 예측 모델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다중서열정렬(MSA)을 주로 활용한다. MSA는 입력된 단백질과 유사한 서열을 데이터베이스에서 대량으로 찾아 정렬한 정보로,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추정하는 데 쓰인다. 다만 MSA 생성에는 상당한 시간과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 수많은 후보물질을 대량으로 평가해야 하는 신약개발 과정에서는 병목이 될 수 있다. 항체처럼 자연적인 진화 정보만으로 구조를 설명하기 어려운 분자에서도 활용에 한계가 있다.

K-폴드는 대규모 서열 데이터를 사전에 학습시켜 단일 서열만으로도 구조적·기능적 패턴을 추론하도록 설계했다. MSA 의존도를 낮춰 구조 예측에 필요한 시간과 연산 자원을 줄이면서 예측 성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분자가 다른 물질과 결합하지 않은 ‘아포(apo)’ 구조를 바탕으로, 다른 분자와 결합한 ‘홀로(holo)’ 또는 복합체 구조를 예측하는 것도 특징이다. 같은 단백질이라도 약물이나 다른 단백질이 결합하면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K-폴드는 결합 전 구조와 분자 정보를 함께 활용해 복합체 형성에 따른 구조 변화와 활성·비활성 상태를 구분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항체·항원, 단백질·단백질, 단백질·저분자 리간드, 단백질·DNA·RNA 복합체 등을 대상으로 주요 코폴딩 모델과 성능을 비교했다. K-폴드는 특히 항체·항원 복합체와 같은 단백질의 활성·비활성 상태를 구분하는 평가에서 강점을 보였다. 단백질·DNA와 단백질·저분자 화합물 복합체 예측에서도 주요 모델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나타냈다.

예측 속도 역시 경쟁력이다. 협회에 따르면 MSA 생성 단계를 줄여 기존 모델보다 구조 예측 속도를 최대 25배 높였다. 다만 RNA 복합체를 비롯한 일부 분자 유형은 추가적인 데이터 확보와 모델 고도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K-폴드는 연구자가 직접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도 구현됐다. 연구진은 후속 과제에 대비해 모델 성능을 개선하고 실제 신약개발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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