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규 후보 반대…주요 거래관계 법인의 특수관계인
원아시아·이그니오·유상증자 등 지배구조 쟁점 지적

국내 대표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ESG기준원(KCGS)이 다음달 9일 개최되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로 영풍·MBK파트너스가 추천한 박유경 후보에 찬성하고,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후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ESG기준원은 최근 고려아연 임시 주총 의안분석 보고서를 내고 이번 감사위원 선임 안건의 본질을 단순 회계·감사 전문성 비교가 아니라, 회사 자금이 전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게 사용됐는지, 그 과정에서 경영진과의 이해상충은 없었는지를 감시할 감사위원회의 실질적 기능을 회복하는 문제로 판단했다.
특히, 한국ESG기준원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둘러싼 주요 쟁점이 회계 처리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봤다. 원아시아펀드 관련 투자,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대규모 유상증자 등은 회사 자금의 투자와 사용이 전체 주주의 이익에 부합했는지, 경영진과의 이해상충은 없었는지를 따져봐야 하는 중대한 지배구조 사안이라는 분석이다.
현 감사위원회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분명히 했다. 한국ESG기준원은 현 감사위원들이 주주권익 침해 우려가 제기된 대규모 유상증자 안건에 찬성했고, 원아시아파트너스·이그니오홀딩스·유상증자 관련 독립적 조사 요구에 대해서도 외부 절차의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취한 점 등을 들어, 현 감사위원회가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을 발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한국ESG기준원은 감사위원회의 조사가 주주가치 보호, 재발 방지, 내부통제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부 감독·사법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사정만으로 회사 내부의 감사위원회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감시·시정 기능을 수행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회사 측 백인규 후보에 대해서는 독립성 우려를 명확히 했다. 한국ESG기준원은 백 후보가 과거 한국 딜로이트그룹 이사회 의장 및 ESG센터장을 지냈고, 한국 딜로이트그룹이 고려아연의 주요 전략 사업 관련 재무실사에 참여한 점을 들어, 백 후보를 고려아연과 중요한 거래관계가 있는 법인의 특수관계인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백 후보가 경영진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감시할 독립성을 갖췄다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반면, 박유경 후보는 독립적인 기준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 자금 사용과 주요 투자 등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감시할 수 있는 후보로 평가됐다. 한국ESG기준원은 박 후보가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장기간 포트폴리오 기업의 재무성과와 투자 집행을 분석하고, 책임투자 및 기업지배구조 업무를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진의 주요 의사결정이 회사가치 및 주주가치에 부합하는지 판단하는 데 적합한 역량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한국ESG기준원의 이번 권고는 고려아연 임시주총의 핵심이 감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실질적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데 있다는 점을 정확히 짚은 분석”이라며 “고려아연 주주들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감사위원을 선임해 원아시아펀드, 이그니오홀딩스, 대규모 유상증자 등 최윤범 이사를 둘러싼 중대한 지배구조 쟁점에 대해 독립적이고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ESG기준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박유경 후보 선임에 찬성하고 백인규 후보 선임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주주제안한 이준봉·심혜섭 독립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찬성 권고를 제시했다. 또한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에도 찬성 의견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