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8·13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수도권 공급 확대와 사업 속도 제고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지만 목표를 현실화하려면 금융·세제 등 다른 정책 수단과의 정합성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8·13대책의 주요 내용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임기 내 수도권에 147만 가구+α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 9·7대책의 135만 가구에 2030년까지 12만 가구+α를 추가하면서 연평균 공급 목표는 29만4000가구 수준으로 높아졌다. 공공택지 5만7000가구+α, 도심 공급 5000가구+α, 민간 금융·세제 지원 및 규제 완화 5만9000가구+α 등이 추가 물량에 포함됐다.
공공택지는 조성 기간을 줄이는 ‘최단기 착공모델’을 도입해 서울 강서와 남양주 도심, 경기 광주 역세권 등 신규 지구를 3~4년 안에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도심에서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고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건산연은 공급 물량과 속도를 동시에 확대해 시장에 공급 신호를 제시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국내 주택사업이 분양대금을 활용하는 선분양 구조인 만큼 수요를 뒷받침할 금융·세제 정책이 부족하면 민간의 신규 사업 착수와 착공 확대가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최근 착공 실적도 정부 목표와 차이가 크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주택 착공은 6만5000가구로 기존 9·7대책에서 제시한 올해 연간 목표 26만9000가구의 24.2%에 그쳤다. 서울의 목표 달성률은 19.3%였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수도권에서 연간 29만4000가구 이상 착공한 해도 2015~2017년과 2019년 등 네 차례뿐이었다. 지난해 착공 물량은 16만7000가구에 머물렀다.
특히 최근 5년간 수도권 주택 착공의 83.4%를 민간이 담당한 만큼 공급 목표 달성 여부는 민간 주택사업 회복과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공공택지 사업 역시 행정절차 단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3기 신도시의 경우 후보지 발표부터 최초 부지조성공사 착공까지 인천계양은 약 40개월이 걸렸지만 남양주왕숙과 하남교산은 54~57개월이 소요됐다. 보상과 이주, 철거 등 현장별 병목을 해소하는 사업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도심 정비사업은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등 사업성에 영향을 미치는 쟁점이 이번 대책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8·13대책은 수도권 147만 가구+α라는 명확한 공급 확대 기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며 “선분양 구조상 실효성 있는 수요 진작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급 로드맵의 실현 가능성이 제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택지는 보상·이주 등 현장 병목 해소가, 도심 정비사업은 사업성 핵심 쟁점 해소가 병행돼야 한다”며 “정책의 성패는 개별 사업을 실제 착공으로 연결할 수 있는 집행 속도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