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세입자 사망에 상속인도 상속 포기…집주인 대응 방법은?

입력 2026-08-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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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연 중앙N남부 공동법률사무소 변호사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뜨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임차인이 사망했는데, 상속인도 상속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임대인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임차인이 사망한 뒤 상속인들까지 모두 상속을 포기하는 경우 임대인은 난감한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남겨진 짐부터 밀린 월세, 보증금까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하기 마련입니다. 정소연 중앙N남부 공동법률사무소 변호사와 함께 임차인 사망 후 임대차 관계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Q. 임차인이 사망하고 상속인마저 모두 상속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임대차 계약은 자동 해지되나요?

A. 임차인이 사망했다고 해서 임대차 계약이 곧바로 종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원칙적으로 임차권과 보증금 반환청구권, 임차료 지급 의무 등 임차인의 재산상 권리·의무는 상속인에게 승계됩니다. 다만 주택의 경우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별도의 임차권 승계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또 임차인의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했다고 해도 임대차 계약 관계가 즉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임차권을 승계하는 1순위 상속인부터 후순위 상속인까지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임차권은 ‘상속인 없는 상속재산’ 상태가 됩니다. 이 경우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계약 관계를 정리할 수 없고, 명도와 보증금 반환 등 여러 복잡한 법률관계에 놓이게 되는데, 이러한 계약 관계를 정리해 줄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Q. 밀린 관리비와 월세는 누구에게 청구해야 하나요? 보증금에서 임의로 공제해도 되나요?

A. 미납 월세와 관리비 등 임대차 계약에서 발생한 비용은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속인이 모두 상속을 포기했다면 공제하고 남은 보증금을 누구에게 반환할지, 반대로 보증금보다 미납금이 많다면 누구에게 이를 청구할지가 문제가 됩니다. 이런 경우 역시 법원이 선임한 상속재산관리인을 상대로 보증금 청산과 반환 등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향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Q. 집 안에 임차인의 짐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임대인이 직접 치워도 될까요?

A. 임의로 치우거나 처분해서는 안 됩니다. 임차인이 사망하고 상속인이 모두 상속을 포기했더라도 임대인이 무단으로 집에 들어가 유품을 처분할 경우 주거침입죄나 재물손괴죄 등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한 뒤 관리인과 협의해 명도받거나, 필요한 경우 명도소송과 강제집행 절차를 거쳐 집을 비우는 것이 안전합니다. 상속을 포기한 가족이 임대인의 부탁을 받아 임차인의 유품을 임의로 정리하는 것 역시 상속재산을 처분한 것으로 평가될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Q. 상속재산관리인은 어떻게 선임하나요?

A. 상속재산관리인은 상속인의 존재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가정법원이 선임합니다. 상속인 전원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도 상속인의 존부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이며, 임대인은 이해관계인 자격으로 임차인의 마지막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 과정에서는 인지대와 송달료 외에 상속재산관리인의 보수 등에 사용되는 예납금을 법원에 납부해야 합니다.

Q. 보증금보다 밀린 월세와 원상복구 비용이 더 많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보증금이 모두 소진됐더라도 임의로 명도절차를 실행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해 관리인을 피고로 해 건물명도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권원을 얻어 강제집행을 해야 법적으로 안전하게 점유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사망한 임차인 명의의 예금이나 차량 등 다른 재산이 있다면 상속재산 청산 절차에서 미납 임대료 채권을 신고해 배당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별도의 재산이 없다면 보증금을 초과한 손해는 현실적으로 회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차인의 사망과 상속 포기 사실을 확인했다면 손해가 커지기 전에 신속하게 법적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률 자문해 주신 분…

▲ 정소연 변호사

정소연 변호사는 제49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39기)에 합격해 2010년 변호사로 개업한 후 2012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국선전담변호사, 2018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보호정책과장, 2022년 법무부 인권국 인권정책과장으로 근무하고 현재 중앙N남부 공동법률사무소 변호사이다. 현재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을 맡고 있으며 형사, 소년, 가사, 노무 등의 사건을 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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