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하이 매장서 K브랜드 팝업 잇달아…성수선 中 브랜드 역유치
고정비 부담 상쇄 및 입점 브랜드 재구매율 유지가 안착 관건

무신사가 일본과 중국을 축으로 한 동아시아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패션 이커머스 시장이 포화에 이른 가운데 해외 거점을 확보해 입점 브랜드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는 한편, 자체 브랜드까지 앞세워 해외 사업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2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내년 일본 도쿄에 첫 오프라인 정규 매장을 열 계획이다. 2021년 현지 법인 '무신사 재팬'을 세운 뒤 자체 글로벌 스토어와 팝업스토어를 통해 시장성을 타진해 온 무신사는 정규 매장을 통해 일본 사업을 한 단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사업의 성장세는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글로벌 스토어의 일본 지역 거래액은 약 7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거래액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해 일본 거래액은 2023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으며 최근 3년간 연평균 13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4월 도쿄 팝업스토어에는 일본 47개 도도부현 전역에서 방문객이 찾으며 온라인 중심으로 확보한 고객 접점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무신사는 일본에서 플랫폼과 팝업, 현지 물류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업 기반을 넓혀왔다.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현지 소비자의 구매 데이터를 확보하고 주요 지역에서 팝업을 열어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게 한 뒤 온라인 구매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내년 정규 매장 출점은 이 같은 사업 모델을 상설 유통망으로 확장하는 성격이 강하다.
일본에서 성장세를 확인한 무신사는 중국에서는 보다 신중하게 현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한 무신사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가 현지 소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상하이 안푸루 매장이 대표적이다. 최근 잡화 브랜드 '스탠드오일'이 8월 26일부터 9월 21일까지 이곳에서 팝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오프라인 시장에 처음 진출한 스탠드오일은 한국에서 선보이는 2026 가을·겨울(FW) 팝업 콘셉트를 상하이로 확장해 신상품을 현지 소비자에게 공개했다. 앞서 7월에는 패션 브랜드 '론론'도 같은 장소에서 중국 첫 오프라인 팝업을 열었다.
이 같은 팝업은 무신사가 중국에서 대규모 유통망을 단번에 확대하기보다 국내 브랜드가 현지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방식에 가깝다.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별 수요를 확인한 뒤 오프라인 사업 확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과는 다른 접근이다.
현지 브랜드와의 협업도 병행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국내 브랜드 예일과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전용 상품을 기획했고 중국 로컬 브랜드 에이레이(AYRAE)를 소개하는 등 한국 브랜드를 중국에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브랜드와의 접점도 확대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를 한국에 들여오는 역방향 사업도 진행 중이다. 6월부터 7월까지 서울 성수 무신사 메가스토어에서는 중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굿바이(GOODBAI)'의 한국 첫 오프라인 팝업이 열렸다. 굿바이는 중국 배우 백경정이 론칭한 브랜드로, 행사 기간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 내 브랜드 거래액 1위를 기록했다.
한국 브랜드를 중국에 소개하는 동시에 중국 브랜드를 한국에 들여오는 방식은 무신사가 양국 간 브랜드 유통 창구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단일 팝업의 거래액 성과만으로 현지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수요나 브랜드 경쟁력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규 유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현지 유통기업과의 제휴를 택했다. 무신사는 필리핀·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 등에서 현지 유통기업과 손잡고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직접 매장을 확대하기보다 현지 유통망을 활용해 초기 투자와 시장 진입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무신사의 해외 사업은 시장별로 접근법을 달리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일본에서는 자체 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직접 유통망을 구축하고, 중국에서는 팝업과 현지 브랜드 협업을 통해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동남아에서는 현지 유통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무신사 스탠다드의 진출을 추진하는 구조다.
다만 해외 사업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확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거래액 성장세가 정규 매장 출점 이후에도 이어질지, 중국에서 팝업을 거친 국내 브랜드가 반복 구매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동남아에서 자체 브랜드가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가격과 상품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플랫폼과 달리 임차료·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발생한다. 따라서 거래액 확대뿐 아니라 매장당 생산성과 재구매율, 해외 진출에 따른 입점 브랜드의 실질적인 매출 증가까지 확인돼야 글로벌 사업의 성과를 판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일본은 다년간 축적한 사업 역량을 토대로 내년 정규 매장을 열어 모멘텀을 이어갈 것"이라며 "중국과 동남아는 단기 외형 확장보다는 현지화 모델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