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암 치료 성적 30년 정체… 면역항암제 도입으로 향상될 것”[2026 여성암 리포트⑥]

입력 2026-09-0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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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자궁내막암·난소암 등 매년 수만 명의 여성 특이암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 이들 질환은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삶의 질을 저해하고 의료비 부담과 생산성 손실 등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한다. 최근 다수의 신약 등장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재발과 전이, 조기진단, 치료접근성 등 해결 과제가 많다. 9월 ‘부인암 인식의 달’을 맞아 여성 특이암의 치료 환경 변화와 발전 방향을 짚어본다.

발생률 증가해도 치료 성적 30여 년 째 80%대
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젬퍼리, 해외선 dMMR/MMRp 모두 1차 치료제”

▲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8월 1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외래진료실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국내 자궁내막암 발병 및 치료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8월 1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외래진료실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국내 자궁내막암 발병 및 치료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자궁경부암, 난소암과 함께 ‘3대 부인암’으로 꼽히는 자궁내막암의 발생률이 증가세다. 자궁내막암은 2020년을 기점으로 자궁경부암을 앞질러 부인암 중 가장 높은 발생률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새롭게 발생한 자궁내막암은 3813건으로 자궁경부암(3144건)과 난소암(3299건)을 웃돌았다.

자궁내막암은 환자가 감지할 수 있는 증상이 두드러져 초기 발견의 기회가 비교적 많다. 특히 치료제 선택지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돼 국내 치료 성적이 꾸준히 향상되는 추세다. 본지는 최근 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를 만나 자궁내막암 발생과 치료 현황을 들었다.

자궁내막암은 자궁의 가장 안쪽에 있는 내막에 발생하는 암이다. 난소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의 과자극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들은 대개 60대로 집계되며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학계는 3대 부인암으로 불리는 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중 자궁내막암의 발생률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파악 중이다.

박 교수는 “특징적으로 80대 이상 여성에서 약간의 증가세가 보이고 젊은 여성에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들이 나왔다”라며 “위험인자로는 비만, 당뇨, 서구화된 생활습관, 식습관 등이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리를 하는 기간이 길면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서 초경이 일찍 된 경우, 폐경이 늦어진 경우, 출산과 수유로 생리를 하지 않는 기간이 없었던 경우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자궁내막암은 특화된 검진 수단이 없지만 환자들이 비교적 조기에 발견된다. 환자가 건강의 이상을 감지할 수 있는 증상이 적지 않아서다. 질 출혈, 폐경기 이후의 자궁 출혈, 하복부 통증, 질 분비물의 증가, 월경 과다 등이 대표적이다.

박 교수는 “자궁내막암은 조기 검진법이 없는 암이지만 자궁 내막에 암이 생기면 출혈 증상이 일찍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들이 병원에 일찍 찾아온다”라며 “환자의 70~80%가 1~2기에 진단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개 부정출혈로 병원에 오면 우선 초음파 검사를 하는데 이때 자궁 내막에 병변이 보인다”라며 “그런 경우 소파술로 자궁 내막 조직 검사를 시행해 진단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암이 자궁에 국한되어 있는 1~2기에 진단돼 치료를 시작하는 만큼 생존율 역시 높다. 2019년~2023년 국내 자궁내막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89.1%로 집계됐다. 요약병기별로 보면 암이 원발부위에 국한된 경우에는 96.4%까지 높아졌다. 문제는 이런 성적이 오랜 기간 향상 없이 정체됐다는 점이다. 1993~1995년 국내 자궁내막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82.9%로 30여 년 가까이 8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박 교수는 “몇십 년 동안 생존율 향상 없이 80%대에 머무르는 상황은 문제가 있다”라며 “지금 미국에서는 자궁내막암의 발생률과 사망률이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어 의료계 역시 경각심을 아주 많이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획기적인 치료 방법이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것에 비해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8월 1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외래진료실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국내 자궁내막암 발병 및 치료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8월 1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외래진료실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국내 자궁내막암 발병 및 치료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자궁내막암 1~2기는 자궁절제술이 기본적으로 고려된다. 난소∙난관 절제술도 하게 되는데 1기이고 40세 미만의 젊은 환자는 개별적 상담을 통해서 난소를 보존하는 경우도 드물게 존재한다. 재발 위험도가 중등도나 고위험군에 해당하면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를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3기 부터는 수술과 함께 항암 치료를 실시하고, 4기는 항암 치료를 먼저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 교수는 “최근 들어 면역 항암제가 나오면서 자궁내막암 생존율이 많이 올라갈 것으로 추정한다”라며 “이제 막 도입한 만큼 시간이 지나 임상적인 통계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과거보다 치료 성적들이 향상되는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의 1차 표준치료로는 백금 기반 화학요법(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이 활용됐다. 다만 반응률은 40%~50%이었으며 최대 중앙 생존 기간을 도출한 연구도 36개월에 그쳐 미충족 수요가 여전했다.

지난해 10월 면역항암제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가 보험 급여 기준을 확대하면서 1차와 2차 치료에 모두 급여를 적용해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dMMR 바이오마커가 확인된 환자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궁내막암 환자 494명이 참여한 3상 연구(RUBY)에서 젬퍼리와 백금 기반 화학요법 병용요법은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OS) 44.6개월을 보여 대조군 28.2개월과 비교해 16.4개월 연장했다. pMMR 환자만 집계해도 젬퍼리 병용투여군 OS는 34개월로, 대조군 27개월 대비 7개월 길었다.

박 교수는 “젬퍼리 병용요법이 도입되면서 dMMR 자궁내막암은 점차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pMMR 자궁내막암 역시 dMMR 자궁내막암만큼 효과가 좋지는 않지만 기존 항암 치료보다는 유의하게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됐다”라며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젬퍼리를 새로 진단된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에서 dMMR/pMMR과 관계없이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자궁내막암 치료 성적의 획기적인 향상을 위해서는 ‘보장성 강화’가 1번 과제로 지목된다. 박 교수는 “지금은 dMMR 자궁내막암은 보험 급여가 됐기 때문에 젬퍼리를 쓰는 것에 아무도 이견이 없으며 치료하는 데 어려움도 없다”라면서도 “pMMR 자궁내막암은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효과가 뛰어난 치료제가 존재해도 쉽게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적의 치료를 위해서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는 보장성 강화”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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