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자신감이 떠받친 '기준금리 3%'⋯긴축 종착지는 3.25% 이상? [8월 금통위]

입력 2026-08-2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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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3.3%·내년 2.9% 대폭 상향⋯반도체 사이클·소득 개선 반영
6개월 시계 점도표 중간값 '3.25%' 제시⋯1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 공식화
통방문서 인상 기조 삭제·동결 소수의견⋯속도조절 속 '데이터 기반' 대응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의 과감한 '백투백' 결정 밑바탕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경제성장세가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이에 따른 소득여건 개선으로 민간소비 회복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조치다. 내년에도 3%에 근접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한은은 추가 긴축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27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상향 발표했다. 이는 2021년(4.7%)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직전 전망치인 올해 5월보다 0.7%포인트(p)나 높인 것이다. 이는 한은의 잠재성장률(2%)을 크게 웃돈다. 한은의 이번 전망은 정부(3.0%)와 한국개발연구원(3.2%) 전망치를 뛰어넘는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도 2.1%에서 2.9%로 큰 폭 상향했다.

신 총재는 성장률 상향 배경에 대해 "5월 이후 대내외 여건 변화를 감안해 앞으로의 성장과 물가 흐름을 재점검한 결과"라면서 "반도체 경기 호조가 예상을 뛰어넘어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득 여건 개선에 힘입어 소비 회복세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3%대 중반까지 끌어올린 핵심동력은 단연 '반도체 호황'이다. 요인별 기여도를 보면 반도체 경기 호조(+0.35%p)가 전체 상향분의 절반을 견인했다. 이어 △2025년 및 올해 1분기 잠정치 상향에 따른 실적치 수정 효과(+0.20%p) △3대 메가프로젝트 등 투자 가속화(+0.10%p)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충격이 예상보다 작았던 점(+0.10%p)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도 상품수지 급증을 발판으로 역대 최대치인 45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우리나라 성장률의 추가 상방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에이전틱 AI 확산과 AI 수익모델 다변화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추가 확대되는 낙관 시나리오를 전제로 올해와 내년도 연간 성장률이 기본 전망 대비 각각 0.2%p, 0.6%p 높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성장률이 2년 연달아 최고 3.5%대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해당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물가 역시 기존 전망보다 상향될 여지가 있다.

한은은 성장 경로의 핵심 변수로 반도체 경기와 내수 파급 효과를 꼽았다. 주요 리스크로는 빅테크 AI 투자 지속 여부와 중동 정세가 거론됐다. 만약 AI 투자 수익화가 지연돼 빅테크 설비투자가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이 올해 -0.1%p, 내년 -0.4%p 하향 조정될 것이란 시각이다. 중동 전쟁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교착상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려 연 성장률이 0.1~0.3%p 하락하고 물가가 0.1~0.4%p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제 시장 시선은 추가 긴축 시점과 최종 종착지로 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올해 4분기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공개된 향후 6개월 시계의 기준금리 전망(점도표) 중간값 역시 현 수준(3.00%)보다 높은 3.25%로 제시됐다. 6개월 뒤인 내년 2월까지 총 4차례의 통화정책방향(통방) 결정회의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금통위가 최소 1차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공식화한 셈이다.

다만 이미 두 차례의 연속 인상이 단행된 만큼 속도조절 가능성도 높아졌다. 금통위원들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금리 인상 기조' 문구를 삭제하고 물가‧경기와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하겠다고 명시했다. 황건일 위원도 이날 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하며 가파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신 총재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 보폭과 시기에 대해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금통위의 모든 회의는 라이브(Live)"라며 "10월 금통위 전까지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소비자물가와 2분기 GDP 잠정치, 경제심리지수와 소득개선 파급효과 등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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