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긴축 브레이크' 두번 연속 밟았다⋯고성장 속 물가 대응 차원 [8월 금통위]

입력 2026-08-2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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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4번째 '백투백'⋯긴축 진입 직후 연속 인상은 처음
신현송 총재 등 집행부, 꾸준히 금리 인상 당위성 강조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08.27. 사진공동취재단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08.27.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그동안 기준금리 연속 인상은 대부분 금융위기 등 긴박한 상황 속에서만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정으로 꼽힌다. 견조한 성장률과 고물가 흐름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한은의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최종금리를 3.25~3.5%까지도 바라보고 있어 향후 한은의 긴축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본점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p) 높인 3.00%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신현송 한은 총재가 주재한 세 번째 회의로, 신 총재와 권민수 신임 부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7월 이후 불과 한 달 만이다. 한은이 이처럼 연속 인상(백투백)에 나선 전례는 2007년 7~8월, 2021년 11~12월. 2022년 4월~2023년 1월 등 총 3차례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 연속 인상이 이뤄진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점으로, 당시 고물가와 미 연준의 가파른 자이언트스텝에 대응하기 위해 긴박하게 이뤄졌다.

한은이 이번 금리 인상을 단행한 주된 요인으로는 물가 상방 압력 확대가 꼽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 말 시작된 중동 전쟁 이후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2월 2.0%에서 3월 2.2%, 4월 2.6%로 점차 높아지더니 5월(3.1%)과 6월(3.2%) 연달아 3%대를 기록했다. 7월 2.8%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은 목표 수준(2.0%)을 크게 웃돌고 있다.

특히 신현송 총재가 수 차례 거론한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이 7월 2.6%로 전월(2.5%)보다 확대됐다. 신 총재는 지난달 국회 업무보고에서 연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계획이냐는 질문에 "근원물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근원물가 상승을 잡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신 총재가 근원물가를 강조한 배경에는 일시적인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농산물 등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가 오를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반도체에 기반한 견조한 성장률도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크다. 올해 2분기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 1.8%라는 고성장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0.6%(직전분기대비·속보치) 성장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 5월 한은 전망치(0.2%)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가 지속된 것이다. 반도체 기업의 고액 성과급 등 여파로 임금이 오르면서 수요 경로를 통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신현송 총재 등 한은 집행부는 일찌감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당위성을 피력해왔다. 신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위한 조건으로 △2분기 GDI 등 성장률 △7월 근원물가와 생활물가 상승률 등을 언급했다. 최근 퇴임한 유상대 전 부총재 역시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고 기준금리 정책은 선제적으로 이뤄진다"라며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를 둘러싼 시장 예측은 극과 극으로 갈렸던 만큼 더욱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이투데이가 금통위를 앞두고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채권 및 거시경제 전문가 13명 중 9명(69%)은 금리 동결, 나머지 4명(31%)은 인상 전망을 내놨다. 금리 동결을 예상한 전문가들 상당수는 1~3명의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는 등 금통위 내에서 치열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달 중순 채권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9%가 금리 동결을 점친 반면 나머지 20%는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한은의 추가 긴축 기조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르면 올해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은이 당분간 긴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의 신 총재 발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시장이 예측한 최종 금리 수준이 3.25~3.5%대로 예상되는 만큼 금통위원들의 의견이나 총재 발언이 향후 통화정책 강도를 가늠할 척도가 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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