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보상금까지 내걸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인력 스카우트

입력 2026-09-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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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LAH 개발 경력자 집중 채용
일각 소개수수료 논란까지 불거져
노조 “R&D·사천 생태계 흔들릴 수도”
KAI 노조, 2일 공정위 앞 집회 신고

▲이재명 대통령이 3월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3월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15% 넘게 확보했다. 한화의 KAI 인수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동시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공격적인 항공·방산 인력 영입을 두고 KAI 내부 반발도 커지고 있다. 동종업계에서도 불만이 적지 않다. 경쟁사 전문인력을 상대로 성공 보상금까지 내건 영입 방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무인기사업단 경력사원을 두 자릿수 규모로 모집했다. 비행체 종합과 비행제어, 시험평가 등 6개 분야다. 일부 직무에는 KF-21·LAH 등 군용기 개발 경험자를 우대조건으로 명시했다.

KAI 노조는 이런 인력 영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화가 항공·무인기 사업을 키우면서 수년 전부터 KAI 등에서 임원급을 비롯해 경력자를 적극적으로 영입했고, 최근에도 젊은 개발자와 팀장급 인력의 이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종구 KAI 노조위원장은 “한화 판교 조직에 KAI 출신 인력이 상당수 이동해 있다”며 “이번 채용 역시 KAI가 수행해온 체계개발 업무와 상당 부분 겹친다”고 말했다.

KAI는 KF-21 개발 과정에서 체계종합부터 비행제어, 항공전자, 구조설계·제작, 비행시험까지 전 과정을 수행했다. 2015년 체계개발에 착수한 KF-21은 10년 넘게 개발을 이어왔다. 항공개발은 이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가 사람과 조직에 축적되는 산업이다. 숙련 인력 유출이 단순한 인원 감소를 넘어 기술·경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인력 추천 보상제도도 논란이다. 노조에 따르면 한화는 추천한 경력자가 입사하면 소개자에게 직원급 300만원, 팀장급 500만원 수준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암암리에 모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다른 항공·방산업체에서도 이같은 영입방식을 두고 회사 차원에서 한화에 문제를 제기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더 우려하는 것은 인수 이후다. 전투기는 개발에만 10년 이상 걸리고 성능개량까지 수십 년을 내다봐야 한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아도 개발조직을 유지해야 기술이 다음 기종으로 이어진다. 대기업의 수익성 중심 사업 재편이 이런 장기 R&D 구조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다.

사천 항공산업 생태계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노조는 한화가 KAI를 인수할 경우 고정익·회전익·우주·무인기 등 사업부문과 연구조직을 판교·창원·순천 등 기존 한화 거점으로 나눠 가져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KAI가 쪼개지면 사천에는 단순 조립 기능만 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KAI를 중심으로 사천·진주·고성 일대에 자리 잡은 협력업체 상당수가 KAI 물량에 의존하는 만큼 연구개발과 사업조직이 빠져나가면 지역 중소 방산업체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KAI는 정부 주도로 수십 년간 사람과 기술을 축적해 만든 회사”라며 “이를 한 기업에 넘긴 뒤 사업을 나눠버리면 KAI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항공 R&D와 사천 산업 생태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계속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2일 공정거래위원회 집회를 시작으로 상경투쟁까지 대응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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