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항소심서 배척된 1심만 인용…경찰, BBQ 회장 '사기 혐의' 불송치

입력 2026-08-27 11:12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 20일 강원 강릉 탑스텐 호텔에서 열린 '제43회 2026 HDI CEO SUMMER FORUM'에서 '위기를 기회로, 세계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은 윤 회장의 강연 모습 (사진제공=제너시스BBQ)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 20일 강원 강릉 탑스텐 호텔에서 열린 '제43회 2026 HDI CEO SUMMER FORUM'에서 '위기를 기회로, 세계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은 윤 회장의 강연 모습 (사진제공=제너시스BBQ)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 기존 베트남 독점계약을 알리지 않고 다른 업체와 추가로 독점계약을 맺어 사기 혐의로 피소됐지만 경찰이 불송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경찰이 불송치 근거로 ‘BBQ 측에 기존 계약을 알릴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민사 1심 판단을 인용한 반면, 고지 의무를 인정한 항소심 판결은 반영하지 않아 판결 검토가 충분히 이뤄졌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최근 윤 회장 등 제너시스BBQ 관계자 3명의 사기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태정종합건설은 BBQ가 2006년 BBQ베트남에 20년간 베트남 전역의 독점 사업권을 부여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은 채 2018년 자사와 베트남 남부지역 독점 사업권 계약을 맺고 30만달러를 받았다며 2월 윤 회장 등을 고소했다. 태정은 기존 계약을 알릴 의무가 있었는데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이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BBQ에 기존 계약을 알릴 의무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태정이 BBQ글로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의 1심 판결을 인용해 태정이 계약 당시 BBQ베트남의 하노이 매장 운영 사실을 알았고 영업 범위 등을 스스로 확인할 의무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태정이 1년간 사업을 하고 계약 해지 때 30만달러를 돌려받은 점 등을 들어 윤 회장 등의 편취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문제는 경찰이 불송치 근거로 삼은 1심의 고지 의무 판단이 항소심에서 달라졌다는 점이다. 서울고법 민사13부(문광섭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 BBQ베트남의 베트남 전역 독점권과 태정의 남부지역 독점권이 양립할 수 없다며 BBQ의 고지 의무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태정이 이를 알았다면 같은 내용·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BBQ는 선행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고지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또 태정이 하노이 매장의 존재를 알았다는 점만으로 베트남 전역의 독점권까지 알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다만 항소심은 양측의 해지계약으로 태정이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했다고 판단해 청구 자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입구.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입구.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태정 측은 고소 단계부터 이 같은 항소심 판단을 제시했다. 고소장에서 대법원 판례를 들어 사기죄의 기망에는 거래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소극적 행위도 포함되고, 상대방이 특정 사실을 알았다면 거래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 이를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일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한 서울고법 판결에서도 BBQ의 고지 의무 위반이 인정됐다”고 명시했다.

법조계에서는 항소심 판단이 고소 단계에서 제시됐는데도 경찰이 1심 판단을 불송치 근거로 삼은 것은 의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고소장에서부터 2심 판단을 명확하게 적시했다면 이를 검토할 시간도 충분했을 텐데 1심 판단을 근거로 삼은 것은 다소 의아하다”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항소심에서 고지 의무가 인정된 것은 사기죄의 기망 판단에 의미가 있다”며 “고의와 재산상 손해·위험 등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찰의 송치·불송치 과정에서 판결이나 기록 검토가 미흡한 사례가 드물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경찰 단계에서 판례를 잘못 적용하거나 하급심 판결을 인용하는 등 판단 이유가 허술한 사건이 검찰로 넘어오는 경우는 흔하다”고 말했다.

10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폐지되면 이 같은 수사 미비를 바로잡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설명하고 판례까지 제시하며 보완수사를 요구했는데도 같은 결과가 세 차례 올라와 결국 직접 보완수사한 적이 있다”며 “앞으로는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태정은 전날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신청했다. 법률대리인은 “수사기관이 독자적으로 증거를 평가할 수 있더라도 항소심과 다른 판단을 하려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를 밝혀야 한다”며 “아무 설명 없이 항소심에서 배척된 1심 판단만 원용한 것은 불송치 결론에 부합하는 자료만 선택적으로 취사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계약 이후의 사정을 중심으로 계약 당시의 편취 고의를 부정한 것도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항소심 판결 검토 여부 등 구체적인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BBQ 관계자는 “민사소송에서 승소했고 경찰도 불송치 결정한 만큼 추가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한은, 초유의 '연속 인상'⋯고물가·부채·집값에 제동 걸었다 [8월 금통위]
  • 남동발전 네팔 수력발전 파견 직원 3명 연락 두절⋯"인명 구조 총력"
  • “‘큰손’ 외국인 환자 증가”…상반기에만 카드결제 3조원 돌파
  • 외곽이 끌어올렸다⋯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확대
  • 오늘 근로장려금 지급일
  • 단독 "투썸, 내년까지 美에 15개 점포"…인수 5년차 칼라일 '글로벌 엑시트' 승부수
  • 싼 맛에 ‘中독’ 됐다⋯한국 식당 점령한 중국산 김치[식탁 위 차이나 리스크]
  • "몸은 지방, 일은 서울서"⋯금융기관 이전 땐 '역출장' 파행 우려 [금융 이전의 역설]
  • 오늘의 상승종목

  • 08.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9,195,000
    • -0.48%
    • 이더리움
    • 3,453,000
    • +0.94%
    • 비트코인 캐시
    • 370,600
    • +0.38%
    • 리플
    • 1,947
    • -2.65%
    • 솔라나
    • 140,300
    • +4.23%
    • 에이다
    • 291
    • -0.68%
    • 트론
    • 463
    • -1.7%
    • 스텔라루멘
    • 254
    • -0.39%
    • 비트코인에스브이
    • 23,290
    • +0.91%
    • 체인링크
    • 16,090
    • +1.84%
    • 샌드박스
    • 48
    • -1.6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