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부동산감독기구보다 협회 자율규제 활용”
임장비 도입 구상 유지…“중개서비스 가치 인정받아야”

김종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이 법정단체 출범을 계기로 공인중개사의 의무가입과 협회의 지도·단속권 확보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별도의 부동산감독기구를 신설하기보다 협회의 자율규제 기능을 강화해 부동산 거래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김 회장은 26일 서울 관악구 협회 회관에서 열린 창립 40주년 및 법정단체 출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법정단체의 핵심은 의무가입제와 지도·단속권”이라며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차츰 그런 방향으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28일 법정단체로 재출범한다. 1986년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로 설립된 이후 창립 40주년이자 1999년 임의단체로 전환된 지 27년 만이다.
김 회장은 “법정단체 출범은 더 큰 권한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더 큰 책임을 다하겠다는 약속”이라며 “전세사기와 불법 중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안전한 부동산 거래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공인중개사법 개정에는 개업공인중개사의 협회 의무가입과 협회의 직접 지도·단속권이 포함되지 않았다. 법정단체로 전환되더라도 협회가 회원을 직접 징계하거나 불법 중개업소를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은 없는 셈이다.
김 회장은 “일부에서는 의무가입과 지도·단속권이 빠져 ‘껍데기뿐인 법정단체’라고 말한다”며 “출발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개업공인중개사 10만7576명 가운데 협회 회원은 10만4123명으로 가입률은 약 97%다. 김 회장은 남은 공인중개사까지 제도권에 들어와야 전세사기와 불법 중개 등 거래사고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당장 윤리규정과 교육을 중심으로 회원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전문성이 부족한 회원은 교육을 통해 보완하고 반복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한다. 위법 행위가 의심되는 중개사무소에 대해서는 정부·지자체와 합동점검을 추진한다.
부동산감독원 신설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공인중개사는 이미 국토교통부와 지자체의 감독을 받고 있어 별도의 감독기관을 설치하면 규제가 중복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감독기관이 하나 더 생긴다고 회원들에게 좋아지는 것은 없다”며 “국토부와 지자체의 현행 감독체계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단속은 사고가 발생한 뒤 이뤄질 수밖에 없는 만큼 협회의 자정 기능을 통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가 운영하는 부동산 거래정보망 ‘한방’은 허위매물 차단과 전자계약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고도화한다. 전국 회원이 등록한 매물을 한방에 모아 허위·중복 매물을 걸러내고 민간 부동산 플랫폼의 광고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매물 등록부터 계약서 작성, 전자계약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회원들의 매물이 한방에 모이면 허위매물을 걸러낼 수 있고 정확한 전·월세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를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논란이 된 임장비 도입도 계속 검토한다. 매물 발굴과 현장 안내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보상받고 중개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한 대가가 필요하다는 게 협회의 입장이다.
김 회장은 “임장비를 받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며 “공인중개사가 매물을 확인하고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물건보고서 등 고객이 비용을 지불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국민에게 신뢰받는 전문자격사 단체가 되려면 높은 윤리의식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 정책에 전달하고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책임 있게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