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실거주 1주택자는 정부안대로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일 방침이다.
이에 따라 1주택자는 거주 여부에 따라 공제액이 달라지지만 비거주자의 세 부담을 현행보다 늘리지는 않는 방향으로 제도가 수정될 전망이다. 정부가 세제개편안에서 제시한 ‘실거주 1주택 우대’ 원칙은 유지하면서 비거주자 증세 폭을 줄이는 절충안이다.
정부는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였다. 다만 과세 대상이 된 주택의 세액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기본공제는 실거주자는 14억원,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차등화하기로 했다.
이 경우 공시가격이 14억원을 조금만 넘어도 비거주자는 9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세금이 부과돼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9.13%, 서울은 18.60% 오른 상황에서 공제 축소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까지 겹치면 세 부담이 지나치게 빠르게 늘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입법예고 과정에서도 반대 의견이 집중됐다. 정부 세법개정안에 접수된 의견 가운데 종부세·양도소득세 등 비거주 주택 차등 과세와 관련된 의견은 2300건을 웃돌았다. 전근이나 자녀 교육, 가족 돌봄 등으로 자기 집에 살지 못하는 1주택자를 투기성 주택 보유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 많았다.
여당도 정부에 수정을 요구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고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늘리는 세제개편은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1주택자에게 14억원의 공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비거주자 공제까지 14억원으로 높이면 현행보다 추가 감세가 이뤄져 정부가 내세운 거주 중심 과세 원칙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거주 기간을 실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는 예외 사유도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안은 취학과 직장 변경·전근,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을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로 인정했다. 여기에 손주 돌봄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긴 경우와 자녀 교육을 위한 전세 거주 등을 추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예외 사유 확대는 시행령 개정 사항으로 국회 의결이 필요하지 않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는 방안도 재검토 대상이다. 세 부담 상한은 종부세와 재산세를 합한 보유세가 전년보다 일정 수준 이상 급증하지 않도록 제한하는 장치다. 정부는 인상된 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실제 세액에 반영되도록 상한을 200%로 높이려 했지만 여당은 공시가격 상승까지 고려하면 150%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당정 협의를 거쳐 수정안을 확정한 뒤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 세 부담 상한 조정 결과에 따라 실제 납부세액은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