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에서 고용·원하청으로…전선 넓어진 현대차그룹 노사관계

입력 2026-08-2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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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도 임금·성과금 잠정 합의
사업재편 맞물려 고용보장 요구 확산
하청은 원청 직접교섭 요구까지 가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10년 만에 전면파업에 돌입한 24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항의 집회에 참가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10년 만에 전면파업에 돌입한 24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항의 집회에 참가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고성준 기자 joonko1@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잠정합의에 이르면서 기아를 비롯한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교섭도 잇따라 마무리 절차에 접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성과에 연동한 보상 요구가 커진 데다 사업 재편에 따른 고용 보장과 하청 노동계의 원청 직접교섭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그룹 노사관계의 전선이 임금에서 고용·원하청 구조로 넓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데 이어 현대모비스 노사도 합의안을 도출했다. 통상 현대차의 임금협상 결과가 그룹 주요 제조 계열사 교섭의 기준점 역할을 해온 만큼 다른 계열사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급 400%+격려금 1320만원, 주식 8주, 모먼트포인트 50만원 등이 담겼다. 우리사주 개인 출연 규모에 따라 주식과 현금을 추가 지급하는 리워드 방안도 포함됐다.

다만 임금·성과금 협상과 별개로 현대모비스를 둘러싼 노사 현안은 남아 있다. 램프사업 매각을 둘러싼 갈등이 대표적이다. 램프사업 관련 원·하청 노조는 사업 매각에 반대하며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해왔다. 현대모비스 자회사 유니투스는 이에 반발해 5월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다른 계열사에서도 사업 재편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나타났다. 현대위아에서는 특수사업부 매각 추진을 두고 노조가 고용 안정 등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사업 매각 과정에서 구성원의 고용과 근로조건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노사 간 쟁점이 임금·성과급을 넘어 사업 재편과 고용 문제로 확대됐다.

올해 그룹사 노조들의 요구 수준이 한층 높아진 배경에는 성과에 연동한 보상 요구와 달라진 노동환경도 자리 잡고 있다. 현대차그룹 주요 노조에서는 회사의 실적을 근거로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N% 성과급’ 요구가 이어졌다.

여기에 개정 노동조합법 2·3조인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원청 상대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거세졌다. 현재 중앙노동위원회는 현대차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대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재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임금 인상 폭을 둘러싼 기존 교섭에서 나아가 기업의 성과 배분과 고용 안정, 원·하청 교섭구조까지 노사 협상의 범위가 넓어지는 양상이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잠정합의를 시작으로 주요 제조 계열사의 임금협상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더라도 그룹의 노사 리스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사업 및 생산체계 재편이 이어지는 만큼 노사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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