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흑자·반도체 수출·수급개선 영향…상반기 ‘나홀로 약세’ 정상화
물가안정·통화정책 부담 완화…원·달러 1300원대 지속에 무게, 1350~1440원 전망도
원화가 미국 달러화뿐 아니라 엔화와 유로화, 파운드화 등 주요 선진국 통화 대비로도 뚜렷한 강세다. 달러 약세만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원화만 유독 약했던 흐름이 정상화되는 과정에다 경상수지 흑자와 반도체 수출 호조, 외화 수급 개선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했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코스)에 따르면 24일 기준 원·달러 매매기준율은 1383.6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18일 1380원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원화 강세).
원화 강세는 다른 선진국 통화와 비교하면 더 선명하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870.44원으로 2024년 7월15일 이후 2년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유로 환율도 1615.49원으로 지난해 8월26일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스위스프랑 대비로는 11개월, 영국 파운드 대비로는 9개월, 캐나다달러 대비로는 10개월 만에 원화 가치가 가장 높았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에는 경상수지 흑자에도 해외투자와 외국인 주식 매도 등으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원화만 유독 약했다”며 “7월 들어 24시간 외환시장 개방과 SK하이닉스 ADR, 정부의 환율 관리, 글로벌 달러 약세 등이 겹치면서 달러 매수 우위였던 수급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는 등 중기 추세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도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도 다른 나라보다 좋다”며 “경제성장률이 점프하면서 펀더멘털과 외환시장 수급이 다른 나라보다 양호하다. 한국은행이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영향도 있다”고 평가했다.

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380원 정도면 예상했던 적정환율 수준에 근접했다”며 “단기 낙폭이 커 되돌림도 있을 수 있다. 달러 약세가 이어진다면 1350원을 하단으로 볼 수 있겠다. 반면 이란 전쟁과 미국 부채 문제, 관세와 미 금리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위로는 144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주 본부장은 “세계 경제에 큰 리스크만 없다면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어 “1500원대에서 1300원대로 내려온 환율은 물가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율 부담이 줄면서 통화정책의 자유도도 높아졌다. 물가상승률 둔화까지 확인된다면 한은 내 매파적 시각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