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 2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장기물 금리와 유가가 약세로 돌아섰지만 반도체주 조정이 이어지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3% 올랐지만 S&P500지수는 0.3%, 나스닥지수는 0.8%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7% 내렸다.
최근 증시를 짓눌렀던 미국 장기금리 급등은 일단 진정되는 모습이다. 미국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한 데 이어 약 9400억달러 규모 재무부 일반계정(TGA) 잔고를 바이백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장기채 매입 여력을 높여 금리 상승 속도를 억제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도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중국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가 유보됐고 지난주부터 시장에 알려진 재료였기 때문이다. 금리와 유가 등 매크로 변수가 추가 악재로 확산될 가능성은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평가다.
반면 반도체주는 다시 흔들렸다. 엔비디아는 2.9%, 마이크론은 5.9% 하락했다. 다만 전일 약세는 펀더멘털 훼손보다 삼성전자 급락이 글로벌 반도체주로 전이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선제적인 포지션 조정 수요가 확산된 영향도 컸다.
결국 최근 반도체 약세는 삼성전자 주주환원 발표 이후 셀온과 엔비디아 실적 경계심리가 만든 단기 수급 변동성으로 봐야 한다는 진단이다. 금리와 유가 부담도 완화되고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주식 비중을 추가로 줄이는 전략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전일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 급락 여파로 코스피가 3.1%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발표 이후 8% 넘게 밀렸다. 반도체와 보험 업종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반면 코스닥은 1%대 상승했고 중소형주와 비반도체 업종으로 순환매가 유입됐다.
시장이 삼성전자에 기대했던 것은 배당 확대보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가까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제시한 반면 삼성전자는 ‘FCF의 50%’를 내놓으면서 상대적으로 주주환원 강도가 약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수급 안전판이라는 큰 틀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주주환원 규모는 90조~110조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도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과 추가 환원 방안을 내놨다. 절대 규모만 놓고 보면 국내 증시 수급을 받쳐줄 재료라는 설명이다.
반도체 펀더멘털에도 뚜렷한 이상 신호는 없다. 메모리 가격과 이익 컨센서스가 약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급락은 반도체 업황 훼손보다 주주환원 기대감이 되돌려지는 과정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 내부 체력도 이전보다 좋아지고 있다. 전일 코스피가 급락했지만 하락 종목은 286개에 그쳤고 상승 종목은 579개에 달했다. 지수는 밀렸지만 시장 전체가 함께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8월 들어 이런 흐름은 더 뚜렷해졌다. 이달 24일까지 하루 평균 ‘상승 종목 수-하락 종목 수’ 격차는 91개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6월 마이너스 151개, 7월 마이너스 34개와 비교하면 일부 대형주로 집중됐던 쏠림이 상당 부분 완화됐다는 의미다.
업종별 흐름도 마찬가지다. 전일 반도체와 보험 등 일부 업종은 크게 밀렸지만 비철금속과 IT가전, 화학 등 다수 업종은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을 중심으로 중소형주도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지난 7월 급락장에서는 대부분 업종이 동시에 무너지는 투매가 나타났다. 최근에는 지수가 흔들려도 업종별 온기가 남아 있다. 반도체 조정 과정에서도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증시 하방 경직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다.
결국 25일 국내 증시는 반도체 저가 매수와 업종 순환매가 지수 반등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셀온과 엔비디아 실적 경계심리로 단기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매크로 부담 완화와 시장 내부 체력 개선을 감안하면 반등의 연속성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