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서 사라진 쌀, 떡볶이·냉동김밥으로…식품공장 쌀 사용량 22%↑

입력 2026-08-23 15:41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가정 쌀 소비 ‘역대 최저’…업체 사용량은 급증
밥상 줄고 가공·수출 늘고…쌀 소비 ‘변화’
가공시장 성장에도…국산 쌀 연계가 과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인의 밥그릇은 가벼워졌지만 식품·음료 공장의 쌀 사용량은 오히려 급증했다. 지난해 가정에서 직접 조리해 먹은 1인당 쌀 소비량은 역대 최저로 떨어진 반면 식품·음료 제조업체가 제품 원료로 사용한 쌀은 1년 새 22% 늘었다. 가정에서 직접 조리하는 쌀 소비는 줄고 제조업체의 원료용 소비와 쌀가공식품 수출은 늘면서 쌀 소비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양곡소비량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3.9㎏으로 전년보다 3.4% 감소했다. 하루 평균 소비량은 147.7g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쌀 소비량은 2022년 56.7㎏, 2023년 56.4㎏, 2024년 55.8㎏에 이어 지난해 53.9㎏까지 줄었다. 국가데이터처는 이번 조사에서 감소 원인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1인 가구 증가와 식생활 변화, 외식·배달 확대 등으로 가정에서 밥을 짓는 횟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식품·음료 제조업체의 쌀 사용량은 증가했다. 지난해 사업체 부문 쌀 소비량은 106만5324톤으로 전년보다 22.0% 늘었다.

식료품 제조업의 쌀 사용량은 79만1656톤으로 35.4% 증가했다. 업종별 비중은 떡류 제조업이 24.9%로 가장 높았고, 주정 제조업 20.3%, 즉석밥·도시락 등 기타 식사용 가공처리 조리식품 제조업 14.3% 등이 뒤를 이었다.

개인이 쌀을 사서 밥을 지어 먹는 양은 줄었지만 식품업체가 가공식품 원료로 사용하는 쌀은 늘면서 쌀 소비의 무게중심이 가정의 밥솥에서 식품공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 내 떡집. (이투데이 DB)
▲서울의 한 전통시장 내 떡집. (이투데이 DB)

해외시장에서도 쌀의 변신이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쌀가공식품 수출액은 1억498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증가했다. 유럽 수출액은 1480만달러로 17.4% 늘었다.

수출 품목도 냉동김밥과 즉석밥, 떡볶이, 쌀과자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조리가 간편한 데다 K콘텐츠를 통해 접한 한식을 집에서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쌀은 밀가루 사용을 피하려는 소비자에게 글루텐프리 식품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 농식품 수출기업인은 “해외 소비자가 한국산 쌀을 원료로 직접 구매하는 시장에는 한계가 있지만, 냉동김밥이나 떡볶이처럼 조리법과 문화가 결합된 제품은 접근성이 높다”며 “한 끼 식사나 간식으로 바로 소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쌀 정책의 중심을 밥쌀에서 가공식품으로 넓히고 있다. 농식품부는 쌀가공산업 시장을 2022년 8조4000억원에서 2028년 17조원으로 확대하고, 수출액은 1억8200만달러에서 4억달러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쌀가공식품 시장이 커진다고 그 혜택이 저절로 국내 농가에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사업체 쌀 사용량 통계에는 국산 쌀과 수입 쌀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식품업체의 전체 사용량이 늘더라도 증가분이 수입 쌀로 채워지면 국내 농가의 판매량이나 소득은 기대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

가공업체가 원료를 선택할 때는 가격뿐 아니라 품종과 품질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떡과 즉석밥, 쌀과자 등은 제품마다 필요한 찰기와 식감, 가공 적합성이 다른 데다 일정한 품질의 쌀을 필요한 만큼 꾸준히 공급받아야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국내 농가가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가공식품 판매가 늘어도 업체가 원하는 품질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입 쌀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가공산업의 성장을 농가 소득 증가로 연결하려면 생산 단계부터 업체와 농가를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체가 원하는 품종과 품질, 물량을 미리 제시하면 농가는 그 조건에 맞춰 쌀을 재배하고, 업체는 수확한 쌀을 약속한 가격과 물량대로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런 계약재배가 자리 잡으면 농가는 안정적인 판로와 소득을 확보하고, 업체도 제품 생산에 적합한 쌀을 꾸준히 공급받을 수 있다.

농업계 관계자는 “가공식품 시장 확대는 농가에도 새로운 기회”라며 “판매 증가가 국산 쌀 수요로 연결되려면 제품별로 필요한 품종을 계약재배하고 일정한 가격과 물량을 보장하는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오디세이’ 개봉 19일 만에 700만 돌파…600만 넘은 지 이틀 만
  • 당정, 500세대 이하 재건축 권한 구청장에…1주택 종부세도 손질 [종합]
  • 고소득 근로자 실효세율 37.7%…양도소득세보다 11%p 이상 높아
  • 한화, 美 방산 자회사에 4000억↑ 투입…K9·조선 현지 공략 속도
  • 美 공화당 의원, 트럼프에 한미연합훈련 복원 촉구
  • 주말 전국 곳곳 돌풍 동반 소나기…최고 체감 35도 무더위 지속[날씨]
  • 이란 대통령 “전 세계가 우리 승리 인정…지금 전쟁 끝낼 때”
  • [주간증시전망] 다음주 코스피, 6400~7500선 전망…엔비디아 실적·잭슨홀 주목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4,436,000
    • -1.82%
    • 이더리움
    • 3,279,000
    • -2.12%
    • 비트코인 캐시
    • 365,500
    • -6.5%
    • 리플
    • 1,990
    • -9.55%
    • 솔라나
    • 127,000
    • -2.68%
    • 에이다
    • 297
    • -8.05%
    • 트론
    • 470
    • -1.05%
    • 스텔라루멘
    • 262
    • -9.97%
    • 비트코인에스브이
    • 22,490
    • -5.31%
    • 체인링크
    • 15,470
    • -4.62%
    • 샌드박스
    • 59.81
    • -7.8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