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줍줍’ 막아 공공임대로⋯남은 건 ‘누가 들어가나’

입력 2026-08-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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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지역 잔여물량도 보편형 임대 전환
입주 기준·임대료 등 세부 설계는 과제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에 아파트가 빽빽하게 서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에 아파트가 빽빽하게 서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정부가 이른바 ‘로또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을 공공임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청약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소수 당첨자에게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돌아가는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지만 청약 가점이 낮은 무주택자에게는 추첨을 통한 내 집 마련 기회가 줄어드는 셈이다. 청약통장 무용론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ㆍ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민간분양 잔여물량이 발생할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우선 매입해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 물량은 중위소득 150% 이하 자격조건과 소득분위별 입주 쿼터를 없애고 전체 물량의 50% 이상을 무주택 청년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미계약이나 계약취소 등으로 발생한 잔여물량은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무순위 청약을 거쳐 다시 공급됐다. 청약통장이나 가점 경쟁 없이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해 청약 가점이 낮은 무주택자도 내 집 마련을 노릴 수 있는 통로로 여겨졌다.

반면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현재 시세와 분양가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차이가 발생하면서 ‘로또 청약’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최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전용면적 84㎡ 1가구에는 약 10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면서 9만433명이 신청했다. 올해 3월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전용 59㎡ 1가구에도 13만938명이 몰렸다.

다만 인기 단지 잔여물량까지 공공임대로 전환되면 입주자 선정과 임대료 기준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 입지가 좋은 신축 아파트에 주변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할 기회가 생기는 만큼 혜택을 어떻게 배분할지 세부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공공임대는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한 경우가 있어 장기간 거주하면 주거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청약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결국 내 집을 소유하기 원하는데 서울에서 나오는 괜찮은 잔여물량까지 공공이 가져간다는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급 확대 효과도 제한적일 수 있다. 국토부 추산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발생한 전용 85㎡ 이하 잔여물량은 약 1600가구다. 박 대표는 “서울에서 나오는 잔여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이를 공공임대로 돌린다고 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무순위 청약 축소가 청약통장에 대한 회의론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분양가격 상승으로 서울에서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가운데 추첨을 기대할 수 있었던 통로까지 좁아지기 때문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에서는 청약으로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기가 어려워지면서 무순위 청약이라도 한 번 지원해보기 위해 청약통장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기회마저 사라지면 청약통장을 굳이 보유할 필요가 있느냐는 무용론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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