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군함건조 맞대결...HD현대 ‘투자거점 마련’, 한화오션 ‘생산허브 확대’

입력 2026-08-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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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방산시장 놓고 HD현대·한화오션 ‘2라운드’
HD현대 美 투자법인 설립…현지 직접투자 주목
HD현대, 조선소 인수 관련…“확정된 사안 없어”
美, 조선업 인센티브 강화…조선사 대미 투자 탄력

▲한화필리조선소 전경. (사진제공=한화오션)
▲한화필리조선소 전경. (사진제공=한화오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경쟁해온 HD현대와 한화오션의 맞대결이 미국 함정·방산시장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한화오션이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와 추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생산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HD현대도 미국 투자법인을 설립하면서 현지 조선소 인수나 지분투자 등 직접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미국 조선소 인수와 지분투자를 포함해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투자 계획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HD현대 관계자는 “기존에 밝혔던 것처럼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여러 방안을 계속 검토하고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HD현대가 최근 미국 내 투자 거점까지 마련한 만큼 향후 현지 직접투자가 구체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5월 미국에 자회사 ‘HD Hyundai USA LLC’를 설립하고 36억6천500만원을 출자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미국 투자법인 설립을 현실화한 것으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를 계기로 미국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HD현대는 그동안 미국 조선소를 직접 인수하기보다는 현지 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왔다. 지난 7월에는 미국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 조선소 현대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조선소 설계·건설 노하우와 생산·운영 시스템 등 스마트조선소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 투자법인 출범을 계기로 기존 협력 중심의 전략이 조선소 인수나 지분투자 등 직접투자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기선 HD현대 회장도 미국 조선소 인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미국 조선소 인수와 관련해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조선소 인수도) 그중에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쟁사인 한화오션은 한발 앞서 미국 현지 생산거점 확보에 나선 상태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2024년 12월 1억달러를 들여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함정을 건조하는 오스탈 USA 인수도 추진하면서 미국 함정시장 진출 기반을 넓히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 조선소에 투자하는 해외 조선업체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조선사들의 현지 투자 확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국에 조선소를 신설하거나 기존 조선소를 인수한 해외 조선업체가 본국 조선소에서 미 해군 함정을 최대 2척까지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가안보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미국은 함정 건조 능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 조선업계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동시에 자국 내 생산능력과 공급망 구축을 중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함정시장에 장기적으로 진출하려는 국내 조선업체에는 현지 생산거점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화가 필리조선소 인수와 추가 M&A를 통해 먼저 생산 기반을 확보한 상황에서 HD현대까지 미국 투자법인을 거점으로 직접투자에 나설 경우 양사의 경쟁 구도는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 KDDX 사업에서 맞붙어온 두 회사가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에서도 미 해군 함정 신조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놓고 본격적인 수주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함정시장에 장기적으로 진출하려면 결국 현지 생산능력과 공급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국내 조선사들의 대미 투자가 확대될수록 미국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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