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간 상호운용 가능성 증명∙∙∙실질적 문제 해결”
“고객 혜택 확대, 미래 혁신 토대 마련”
스탠다드차타드와 HSBC가 각각의 토큰화 예금 시스템을 스위프트의 블록체인 기반 공유원장으로 연결해 상호운용성을 입증했다. 24시간 연중무휴 국가 간 결제를 향해 한 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미국 코인텔레그래프는 20일(현지시각)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와 홍콩 HSBC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의 블록체인 기반 공유원장을 이용해 첫 번째 실거래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전했다.
스위프트는 세계 최대 금융 통신 네트워크다.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있는 1만 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스위프트를 통해 자금을 안전하면서도 신속하게 송금 및 무역 대금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와 HSBC는 스위프트 공유원장을 통해 은행 간 결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거래 결과는 스탠다드차타드의 토큰화 예금 인프라와 HSBC의 토큰화 예금 서비스에 기록됐다.
이 공유원장은 서로 다른 인프라에서 발행된 토큰화 예금을 연결해 기존 결제, 규정 준수, 위험관리 체계를 유지하면서 24시간 국경 간 결제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앞서 스위프트는 지난 7월 블록체인 기반 공유원장이 초기 사용 단계에 들어섰다며 국내∙외 은행 17곳이 토큰화 예금을 이용한 실시간 거래 시범 운영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스위프트는 출시 한 달 만에 두 은행의 토큰화 예금 시스템 간 상호운용성을 입증한 셈이다.
스탠다드차타드 마이크 윌리스 디지털자산 총괄은 “토큰화 예금은 스탠다드차타드의 디지털자산 전략의 핵심 축”이라며 “고객이 국경을 넘어 토큰화된 유동성과 가치를 거래∙결제∙관리하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호운용이 가능한 토큰화 예금은 운영 효율성을 높여 시장 전반에 걸쳐 실시간 유동성 관리 업무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SBC 루이스 선 디지털통화부문 책임자는 “이번 상호운용성 거래는 토큰화 예금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순간”이라며 “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가 기존 금융 생태계의 건전성과 규제 감독 유지와 기관 간 상호운용성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프라 통합으로 기업 고객에 전 세계 금융기관 간 유동성 이동, 현금 흐름 가시성 향상, 기존 국가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복잡성을 줄이는 등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위프트 티에리 칠로시 CBO는 “새로운 원장 기능을 통해 기존 금융의 신뢰성∙안정성을 디지털화폐의 영역으로 확장하게 됐다”며 “현대 상거래가 기대하는 토큰화 가치와 글로벌 금융이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복원력, 보안, 규제 준수를 유지하면서 미래 혁신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와 HSBC는 지난 몇 달간 토큰화 예금을 디지털자산의 핵심 요소로 보고 실제로 기업이 금융 결제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예금 솔루션을 출시하며 디지털금융 인프라 전환에 속도를 붙였다. 해당 솔루션은 앤트 인터내셔널과의 블록체인 자금관리 플랫폼 ‘웨일’과의 통합∙연계 방식으로 구현됐다. 기업 고객은 홍콩 달러(HKD), 중국 위안화(CNY), 미국 달러(USD), 싱가포르 달러(SGD) 등의 실시간 이체와 기존 국제 송금 과정에서 불가피했던 중개은행 개입 및 정산 지연을 크게 줄였다는 게 핵심이다.
여러 금융기관에 걸친 토큰화 자산 시범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달 국제결제은행(BIS)의 프로젝트 아고라에 참여해 시중은행 예금과 중앙은행 준비금으로 100만 달러 규모의 실질 결제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참고로 프로젝트 아고라에는 28개 금융기관과 중앙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 등 국내 5대 시중 은행이 은행∙기업 간 거래에서 디지털화폐 실효성 검증을 수행 중이다.
HSBC는 지난해 5월 홍콩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예금 토큰화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는 전통 은행 예금을 블록체인상의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해 빠르고 안전한 결제 처리를 가능하다. 지난 4월에는 토큰화 예금 기반 결제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기관 금융의 온체인 전환 가능성을 증명했다.
한편 국내∙외 은행권은 상호운용성과 24시간 결제를 목표로 다양한 기관과 관할 지역에서 토큰화 예금 테스트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필요한 인프라도 구축 중이다.
스탠다드차타드와 HSBC 외에도 씨티은행, BNP 파리바, BNY, 웰스파고, UBS, MUFG, DBS, ANZ 등 스위프트의 블록체인 기반 공유 원장 시범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대표 은행이 공동 소유한 결제 운영업체 더클리어링하우스는 내년 상반기 기존 결제 시스템과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연결해 24시간 결제 가능한 토큰화 예금 네트워크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iM뱅크 등 9곳이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실거래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블록체인 기반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공급하면 5대 시중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일반 소비자가 쓸 수 있는 ‘예금 토큰’을 발행한다. 실거래 테스트 2단계는 이르면 9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블록체인∙가상자산업계는 국내∙외 전통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을 새로운 수익원과 사업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한국디지털에셋 조진석 대표는 “막대한 자본이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전통 은행권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자본 유치, 수수료 수입 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디지털자산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기술과 역량을 갖춰야 하는데 늦게 진입할수록 경쟁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시장 진입에 서두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황석진 교수는 “규제 환경이 ‘전면 금지’에서 ‘조건부 허용∙통제’로 바뀌면서 관련 사업을 본격적인 수익원으로 봤을 것”이라며 “기관투자자와 대형 고객이 보유한 비트코인∙이더리움뿐만 아니라 주식∙채권∙사모대출∙부동산 등 기존 자산의 토큰화∙온체인 수탁을 안전하게 설계∙보관∙결제해 줄 주체로 전통 금융을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김대성 변호사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는 24시간 실시간 정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제송금의 시간∙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발행∙유통∙담보관리의 효율도 높인다”며 “방어적 동기, 즉, 기존 수익 기반의 잠식에 대한 위기감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