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용환 회장 용퇴 후 곽동걸 부회장 체제 첫 성적표
전문경영인 체제 안착…최대주주와의 분리도 명확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가 창업주 도용환 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을 계기로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들어갔다. 최대주주가 도 회장에서 글로벌 투자사인 미리캐피탈로 바뀐 가운데 창업 초기부터 스틱을 이끌어온 곽동걸 부회장이 대표이사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로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구조다. 올 상반기 실적 개선세와 함께 펀딩 성과까지 이어지며 '곽동걸 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틱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37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54억원으로 순손실을 벗어났다. 핵심 수익원인 관리보수는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여기에 영업비용이 444억원에서 295억원으로 대폭 줄어들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판관비가 285억원에서 242억원으로 감소했고, 투자비용 역시 158억원에서 43억원으로 줄었다.
이번 실적은 도 회장이 경영 전면에서 물러난 이후 온전히 전문경영인 체제로 받아든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 초 도 회장은 지분 2%가량을 남기고, 대부분 지분을 미리캐피탈에 매각했다. 6월 말 기준 미리캐피탈의 지분율은 26.88%다. 스틱은 새 최대주주와의 관계에서도 독립경영을 명확히 했다. 스틱은 미리캐피탈과 정보 공유 및 독립경영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해 정보 공유와 지분 보유 등에 대한 제한 사항을 정하고 계열 분리에 이어 독립경영을 보장했다. 대표는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를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선임하는 구조로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도 회장은 올해 초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온 데 이어 사내이사직도 사임했다. 현재 직위는 상근 고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도 회장의 역할을 내년에 더 축소될 전망이다. 현재 경영 총괄은 2003년부터 스틱에 몸담아온 정통 '스틱맨' 곽동걸 부회장이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곽동걸 체제가 사실상 안착 단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 회장의 퇴진 이후에도 기존 핵심 운용인력이 각 사업부문에서 투자와 펀딩을 이어가면서 창업주 중심의 단일 리더십에서 전문경영인 중심의 분업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창업주 퇴진과 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영권 공백이나 거버넌스 우려를 시스템으로 잘 극복했다"며 "핵심 운용 인력들의 이탈 없이 부문별 분업 체계가 안착하면서 1세대 PEF 세대교체의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