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통장’ 공들여온 인뱅⋯스크래핑 차단 방침에 셈법 복잡

입력 2026-08-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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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뱅 아이통장만 170만좌⋯미래 고객 선점 경쟁 치열
스크래핑 제한 땐 가족관계증명서 직접 제출 가능성 커져
‘서류 없는 비대면’ 유지 관건⋯인뱅3사 대체수단 마련 고심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이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해 공들여온 ‘아이통장’의 비대면 개설 방식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모와 자녀의 가족관계를 자동으로 확인하는 데 활용해온 스크래핑이 제한되면 가족관계증명서를 직접 발급해 제출해야 하는 등 고객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뱅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는 현재 미성년 자녀 통장을 비대면으로 개설하는 과정에서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의 스크래핑을 활용하고 있다.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자동으로 불러와 계좌 명의자인 자녀와 신청자인 부모의 가족관계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아이통장은 일반 성인 계좌와 달리 자녀 대신 부모가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개설하기 때문에 가족관계 확인이 필수다. 과거에는 부모가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 등을 직접 발급해 제출해야 했지만, 스크래핑을 활용하면서 별도 서류를 준비하지 않고 앱에서 계좌 개설 절차를 마칠 수 있게 됐다.

인뱅들은 이 같은 비대면 편의성을 앞세워 미성년 고객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토스뱅크가 2023년 10월 출시한 아이통장은 이달 17일 기준 누적 계좌 수가 130만좌를 넘어섰다. 카카오뱅크 우리아이통장도 이달 기준 약 40만좌가 개설됐으며, 월평균 약 4만좌씩 신규 계좌가 늘고 있다. 케이뱅크는 5월 마이키즈 통장·적금을 출시해 2주 만에 누적 가입 1만좌를 돌파했다.

인뱅들이 아이통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어린 시절 첫 금융거래를 선점해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부모가 자신의 앱에서 자녀 계좌를 만들고 관리하는 구조여서 부모와 자녀를 함께 고객으로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이통장을 시작으로 적금과 체크카드 등으로 거래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미성년 고객은 인뱅의 장기 성장 기반으로도 꼽힌다. 특히 영업점 없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성장한 인뱅에는 간편한 계좌 개설 과정 자체가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경쟁력이었다.

변수는 대법원의 스크래핑 제한이다. 대법원은 개인정보 오남용과 시스템 과부하 등을 이유로 이달 20일부터 가족관계등록시스템의 스크래핑을 제한할 예정이었지만, 비대면 금융거래 차질 우려가 제기되자 대체수단 전환을 위한 준비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공공 마이데이터 등 대체수단 마련을 논의하고 있다.

당장 아이통장 개설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스크래핑 제한 이후에도 ‘서류 없는 비대면 개설’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대체수단이 마련되지 않으면 가족관계증명서를 직접 발급·제출해야 할 수 있다. 이 경우 아이통장의 핵심 경쟁력인 비대면 편의성이 떨어지면서 미래 고객을 선점하려는 인뱅의 전략에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인뱅들은 한시적 유예기간 동안 관계기관의 협의 상황을 지켜보며 대체수단 마련에 대비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식과 전환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영업점 방문이나 별도 종이서류 제출 없이 비대면 개설을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아이통장 개설이 앱 안에서 완결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종이서류를 별도로 제출해야 하는 방식은 지양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스크래핑이 제한되더라도 고객이 가족관계증명서를 직접 발급받아 촬영해 제출하는 방식 등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 자체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 방식보다 절차가 번거롭고 불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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