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KB증권 이사 "증시 상승, 반도체 '실적 성장'이 관건…금리는 복병"

입력 2026-08-1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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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은택 KB증권 리서치본 이사가 '2026년 하반기 자산시장 전략: 중력의 법칙(Gravity Rules)'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서청석 기자)
▲1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은택 KB증권 리서치본 이사가 '2026년 하반기 자산시장 전략: 중력의 법칙(Gravity Rules)'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서청석 기자)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이끌 반도체 투톱(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 향방을 가를 핵심 열쇠로 주주 환원 정책보다 실질적인 '기업 이익 성장'이 지목된 가운데, 인공지능(AI) 사이클의 지속성을 좌우할 본질적 변수는 빅테크의 투자 의지가 아닌 자본공급자의 움직임과 금리라는 진단이 나왔다.

18일 이은택 KB증권 리서치본부 이사는 한국거래소(KRX)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2026년 하반기 자산시장 전략: 중력의 법칙(Gravity Rules)'을 발표하며 코스피가 지속적인 상승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지수 내 비중이 절대적인 반도체 투톱의 주가 견인과 실적 확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는 시장의 위험 선호도를 자극하는 가장 결정적인 동력으로 기업 실적의 확장을 꼽았다. 그는 "케인지언 관점에서 볼 때 위험 선호도를 움직이는 핵심 패턴은 결국 기업 이익의 성장"이라며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춘 주주 환원 확대도 중요하지만, 투자 심리를 진정으로 이끄는 것은 기업이 추가적인 성장을 숫자로 증명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만큼, 성장을 지속하고 견고한 영업이익률로 바닥을 받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명확히 확인시켜야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진입할 수 있다"고 짚었다.

글로벌 AI 산업 환경의 변화에 대해 이 이사는 고비용 프론티어 모델 중심의 수요 구조가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버 등 주요 기업들이 토큰 비용 급증으로 사내 예산을 통제하면서, 무조건 최고 성능 모델에 자원을 쏟던 '토큰 맥싱'에서 비용 효율성을 따지는 '토큰 옵티마이제이션(최적화)'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했다"며 "중국 저가 모델 부상 이후 오픈AI 등의 가격 인하와 딥시크의 가격 인상이 맞물렸고, 프론티어 모델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7월 주가 조정 과정에서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고 분석했다.

AI 설비투자(CAPEX) 지속 여부와 관련해서는 빅테크가 아닌 자본공급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과거 10~20년 전 막대한 적자 속에서도 임계점을 돌파해 거대한 수익을 낸 경험을 가진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성공 시 대박'이라는 비대칭적 보상 구조를 갖고 있어 스스로 투자를 멈출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반면 성공에 따른 추가 보상 없이 실패 시 원금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는 은행, 벤처캐피털(VC), 국부펀드 등 자본공급자는 위험 징후가 포착되면 자금 공급을 중단하거나 회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 시장의 상단을 억누르는 거시경제 요인으로는 '금리'를 지목하며 워런 버핏의 비유를 들었다. 이 이사는 "금리는 사과를 떨어뜨리는 중력과 같아서 금리가 오르면 자산 가치를 강하게 짓누른다"며 "지난 130년 증시 역사 속 세 번의 대형 버블 붕괴(1929년 대공황,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2000년 닷컴 버블)에서도 예외 없이 금리의 추세적 상승이 동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본공급자를 돌아서게 만들어 시장을 위협할 금리 급등의 핵심 조건으로 '통제 불능의 인플레이션'과 '국채금리 신고가 경신'을 제시했다. 이 이사는 "단순한 지정학적 충격에 따른 유가 급등은 외교적 타협으로 되돌릴 수 있지만,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0%를 넘어서는 등 기저 인플레이션이 재발하면 긴축 외에는 출구가 없는 '외통수(No way back)'에 직면한다"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0년 내 최고치 수준인 5.0~5.3%를 추세적으로 돌파할 경우 연기금 등 자본공급자가 위험자산 대신 안전한 국채로 자금을 대거 이동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이사는 "배당을 주지 않으면 실망하겠지만 배당을 많이 준다고 해서 시장이 추세적으로 열광하지는 않는 만큼, 결국 반도체 투톱이 견고한 이익률과 추가적인 성장성을 증명하는 것이 코스피 추가 상승을 결정지을 최대 관건"이라며 "현재 사이클이 후반부로 다가가고 있으나 치명적인 붕괴 시그널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강세장 기조가 유효하므로, 단기 소음에 흔들리기보다 이격도 등 객관적 지표를 통해 탐욕과 공포를 제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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