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다임 나스닥 상장 추진설… 중복상장 규제 시험대

입력 2026-08-18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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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5대 의무는 해외 상장에도 동일 적용
물적분할 아닌 솔리다임…모회사 주주동의는 의무 아냐
자회사 가치 분리·지분 희석 가능성…일반주주 사전 견제 약화

(솔리다임CI)
(솔리다임CI)

SK하이닉스의 해외 종속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복상장 규제의 해외 적용 한계가 주목받고 있다. 해외 상장에도 모회사 주주보호 의무는 적용되지만 국내 기업공개(IPO)와 달리 한국거래소의 중복상장 특례심사는 적용되지 않아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솔리다임이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거쳐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SK하이닉스는 5일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해명 공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다시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SSD 사업을 인수해 출범시킨 해외 종속회사다. 물적분할 자회사는 아니지만 중복상장 규율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3일 SK하이닉스가 미국 중간법인을 통해 솔리다임을 지배하는 점을 들어 나스닥 상장시 '5단 중복상장'이 된다며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3일부터 시행된 새 제도는 상장 모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비상장 자회사를 상장할 때 이사회에 5대 의무를 부과한다. 주주에게 미칠 영향 평가와 보호 방안 마련, 주주 소통 또는 동의 여부 확인, 상장 찬반 결의와 자회사 통지, 관련 공시 등이다. 독립적 특별위원회의 사전 심의·의결도 거쳐야 한다. 이 의무는 자회사가 해외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의무 위반 시 최대 10억원의 제재금과 매매거래정지 근거도 마련됐다.

국내외 IPO 차이는 상장심사에서 갈린다. 국내 자회사 IPO는 모회사 이사회나 주주가 1차 판단한 뒤 한국거래소가 영업·경영 독립성과 모회사 투자자 보호 수준을 특례심사한다. 물적분할 자회사는 주주동의가 필수이며, 솔리다임처럼 물적분할이 아닌 일반 자회사는 주주동의를 받지 않을 경우 주주보호 노력이 충분한지를 거래소가 개별적으로 심사한다.

문제는 해외 IPO에서는 이 거래소 심사 단계가 빠진다는 점이다. 솔리다임이 나스닥을 택해도 SK하이닉스 이사회의 영향평가와 보호방안 마련 등 5대 의무는 그대로 적용되지만, 한국거래소가 주주보호 조치의 충분성을 특례심사해 자회사 상장 여부와 연계할 수는 없다. 국내 IPO보다 국내 거래소 차원의 사전 검증 장치가 줄어드는 구조인 셈이다.

해외 자회사 상장에서 거래소의 2차 심사가 빠지면 모회사 일반주주에게도 부담이다. 자회사 성장 가치가 별도 상장으로 분리되거나 신주 발행으로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솔리다임처럼 물적분할이 아닌 일반 자회사는 모회사 주주동의가 필수가 아니다. 국내 IPO라면 주주동의가 없을 경우 거래소가 보호 방안의 적정성을 다시 심사하는 반면, 해외 상장에서는 이 추가 검증 절차가 빠져 모회사 일반주주가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을 상장 전에 한 번 더 걸러낼 장치가 약해진다는 얘기다.

솔리다임의 해외 IPO가 현실화하면 새 중복상장 규제가 이 같은 구조적 한계 속에서 모회사 일반주주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주요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자회사 상장은 국내 거래소의 직접적인 상장 심사가 미치지 않는 만큼, 모회사 이사회가 일반주주 보호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설계하느냐가 제도 실효성을 가르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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