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코스피, 10일 만에 22%↑…AI 랠리 다시 불붙었다”

입력 2026-08-1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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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점 대비 22% 급등…기술적 강세장 진입
삼성·SK하이닉스 주도…AI 투자 기대 부활
레버리지 청산 일단락…변동성 4월 이후 최저
“메모리 병목 해결할 기업 세계적으로 소수”

▲코스피지수 추이. 13일 종가 6813.34. (출처 블룸버그)
▲코스피지수 추이. 13일 종가 6813.34. (출처 블룸버그)
지난달 기록적인 폭락을 겪었던 한국 증시가 불과 10거래일 만에 기술적 강세장에 진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AI 투자 열기가 되살아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주가 다시 상승장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시장을 뒤흔든 레버리지 투자 청산이 상당 부분 마무리된 것도 증시 정상화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6% 뛴 6813.34로 마감해 지난달 30일 저점 대비 상승률이 약 22%에 달했다. 통상 저점에서 20% 이상 상승하면 기술적 강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지난달 역사적인 급락장에서 불과 10거래일 만에 분위기가 급반전한 셈이다.

반등의 선봉에는 반도체가 있다. 삼성전자는 4.89%, SK하이닉스는 5.92% 각각 급등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 발표를 통해 막대한 AI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기술 하드웨어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났다.

특히 블룸버그는 이번 반등을 지난달 증시 폭락 과정에서 발생한 과도한 가격 왜곡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평가했다. 지난달에는 반도체주에 집중됐던 레버리지 투자가 강제 청산되면서 거래가 잇따라 중단되고 개인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후 정부가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투자자들의 신용융자도 감소하면서 시장을 뒤흔들었던 수급 불안이 완화됐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블룸버그에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는 과정에서 시장이 지나치게 하락했고 자금 흐름이 안정되면서 나타나는 현재의 반등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AI에 대한 전망과 미국 금리가 안정되기 전까지 시장이 지속적인 랠리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발 훈풍도 가세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됐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만간 주주환원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여전히 60% 넘게 상승한 상태다. 그러나 6월 말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약 25% 낮다. 특히 지난달에는 22% 폭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했다. 장중 코스피가 5% 이상 출렁이는 일이 일상화하면서 거래 중단 조치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극단적인 변동성도 빠르게 진정되는 모습이다.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지표는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국이 반도체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에 최소 현금예탁금 등의 규제를 강화한 뒤 관련 상품 거래대금도 급감했다. ‘빚투와 레버리지 청산이 주도했던 시장’에서 다시 기업 실적과 AI 수요가 주가를 결정하는 시장으로 이동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국인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외국인은 이날 한국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올해 전체로는 1000억달러 이상을 순매도했다. 급격한 상승으로 한국 증시가 과열됐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난달 폭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지자 일부 해외 자금은 다시 한국 반도체주를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향후 랠리의 지속 여부는 결국 AI 메모리 수요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중국 메모리업체의 추격이라는 위험 요인이 있지만 단기적인 수요 전망은 여전히 견조하다. AI가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산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공급능력을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첸 장 베일리기포드 신흥시장 주식 투자전문가는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때문에 메모리 수요가 폭발했지만 공급능력이 매우 제한된 상황에서 이를 맞았다”며 “바로 여기에 병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속도로 데이터센터를 영원히 건설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세계에서 소수 기업만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물리적 병목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블룸버그의 평가는 이번 코스피 반등이 단순한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넘어 AI 반도체 수요 회복과 레버리지 충격 해소가 동시에 만들어낸 시장 정상화 과정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다만 아직 6월 고점과 상당한 격차가 있는 데다 미국 금리와 AI 투자 지속성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어 기술적 강세장 진입이 곧바로 장기 상승장의 재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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