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전자혀’·특허 기술로 최적 단맛 설계, 샘표·동원홈푸드도 기술력 경쟁
식품업계의 건강 트렌드가 설탕을 완전히 없애는 ‘제로 슈거(Zero Sugar)’를 넘어, 맛과 풍미를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당과 칼로리를 대폭 낮춘 ‘저당(Low Sugar)’ 중심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소스, 드레싱, 발효음료 등 기존 제품의 감칠맛과 바디감, 질감이 중요한 식품 영역으로 저당 트렌드가 확산함에 따라 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경쟁력 역시 단순한 당 저감을 넘어 ‘단맛과 식감을 유지하는 R&D 및 제형 기술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음료 및 발효식품부터 각종 소스류에 이르기까지 저당 라인업이 전 카테고리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당 함량과 칼로리를 낮춘 ‘저당 홍초’ 제품군이 출시 1년여 만에 누적 매출 200억 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매출 목표를 3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상 청정원의 저당 소스 및 드레싱 라인업 역시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 개,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동원홈푸드의 식단 관리 전문 브랜드 ‘비비드키친’ 역시 3년 연속 국내 저당·저칼로리 소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최근 샌드위치와 식사빵 트렌드에 맞춘 ‘저당 딜라이트 마요’ 시리즈 5종을 새로 선보이는 등 제품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초기 제로 시장은 설탕을 빼는 데 집중했으나, 소스나 드레싱 등 고유의 물성과 풍미가 핵심인 식품 영역에서는 완전히 당을 뺐을 때 맛이 손상되거나 특유의 씁쓸한 후미가 남는 한계가 존재했다. 이에 따라 주요 식품 기업들은 알룰로스, 에리스리톨, 스테비아 등 다양한 대체당의 분자 구조와 조합에 따른 감미 패턴을 분석해 기존 제품의 맛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기술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대상은 당원료별 강도, 지속성, 바디감, 후미 등을 측정하는 관능 분석과 ‘전자혀 기기’를 활용한 과학적 프로파일링 기법을 도입했다. 단맛의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당 조합을 도출하고, 일반 소스의 물성을 구현하는 저당 소스 특허 출원 기술(출원번호: 10-2025-0067006, 10-2025-0207832)을 적용해 식습관을 바꾸지 않고도 당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했다.

삼양사는 단일 대체당을 넘어 알룰로스를 중심으로 식이섬유, 고감미 감미료, 텍스처 소재 등을 조합하는 ‘혼합당’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삼양사 관계자는 “알룰로스는 설탕과 유사한 벌크감과 깔끔한 감미를 제공하지만 감미도가 설탕의 약 70% 수준이어서 제품 특성에 따라 다른 소재를 함께 적용해야 기존 맛과 물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특히 알룰로스·식이섬유 연구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당류 저감률과 품질, 원가 등을 고려한 최적 배합비를 도출하는 ‘3S Solution’을 선보이며 제품 개발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샘표 역시 특허를 획득한 생현미 발효 기술(특허등록: 10-1441790)에 기반해 흑초 원액의 함량과 유기산 등 건강 성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1회 섭취량(25ml) 기준 당류 0.5g, 열량 5kcal 이하로 줄인 제형 기술을 적용한 ‘백년동안 흑초 저당’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저당은 이제 단순한 마케팅 문구를 넘어 식품기업의 기술 수준을 증명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 잡았다. 원료 수급 및 대체당 조합에 따른 원가 상승 부담을 극복하고 독자적인 제형 특허 및 정교한 단맛 설계 기술을 확보한 기업이 향후 글로벌 K푸드 웰니스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더 이상 건강을 위해 맛을 sacrifice(희생)하지 않는다”며 “대체당 수직계열화 및 과학적 감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식감을 그대로 살려내는 기술 진입장벽을 축적하는 것이 향후 시장 주도권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