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이란전쟁에…파나마운하 통행료, 16배 폭등해 사상 최고

입력 2026-08-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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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경매가 평균 110만 달러
호르무즈 봉쇄에 통항 수요↑
가툰호 수위 하락까지 겹쳐
韓 정유·해운업계 부담 커질 전망

▲파나마운하 통항권 평균 경매 가격 추이. 단위 100만달러. 파란색은 네오파나막스 갑문, 빨간색은 파나막스 갑문 통항권 가격.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파나마운하 통항권 평균 경매 가격 추이. 단위 100만달러. 파란색은 네오파나막스 갑문, 빨간색은 파나막스 갑문 통항권 가격.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엘니뇨에 따른 가뭄과 이란 전쟁이 겹치면서 파나마운하 통항권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산 원유와 석유제품 구매를 늘리자 파나마운하에 선박이 몰린 가운데 수위 저하로 선박 적재량까지 제한되면서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나마운하의 주요 수문을 통과하는 8월 통항권의 일일 경매 가격이 평균 약 110만달러(약 15억5900만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가격의 16배 이상이다.

대형 선박이 이용하는 파나마운하 대형 수문 이용 평균 경매가는 25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개별 경매에서는 네오파나막스와 파나막스 갑문에 대한 개별 경매 가격이 각각 378만달러와 263만달러까지 뛰었다.

대형 컨테이너선사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 선사 등은 통상 정해진 요금으로 통항권을 사전에 예약한다. 하지만 전체 운하 이용 선박의 최대 30%는 일일 경매를 통해 통항권을 확보해야 해 물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이번 가격 상승은 수요 증가와 공급 제약이 동시에 발생한 결과다.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가 사실상 폐쇄되자 아시아 국가들은 중동산을 대체하기 위해 미국 걸프만 지역의 원유와 석유제품 구매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걸프 연안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최단 경로인 파나마운하의 통항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

반면 파나마운하 운영에 물을 공급하는 인공호수인 가툰호의 수위는 엘니뇨 등의 영향으로 하락하고 있다. 아거스의 추정에 따르면 가툰 호수의 수위는 1965년부터 2022년까지의 평균보다 낮으며 향후 몇 달 동안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수위가 유난히 가뭄이 심했던 2023년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예상되는 하락 폭은 훨씬 가파르다.

파나마운하청은 7월 선박이 물에 잠기는 깊이인 흘수에 대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흘수 제한으로 인해 선박은 수면으로 더 많이 떠오르도록 화물 적재량을 줄여야 한다. 이로 인해 해운사와 고객들의 비용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길이 50마일(약 80.5㎞)에 달하는 이 수로 입구에 선박들이 대거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중동의 해상 수송로를 둘러싼 불안은 여전하다.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이날 미국과 이란이 일종의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밝혔지만 양국이 상호 피해 배상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어 호르무즈 정상화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란은 전쟁 종식과 해외 동결자산 해제 등 자국의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파나마운하는 한국의 대미 수출과 원유와 LNG 수입의 핵심 통로인 만큼 국내 정유·해운업계의 운송비와 원료 조달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컨테이너 수출에서 파나마 운하를 거친 비중은 10.9%에 달했다. 또 이란 전쟁으로 올해 5~7월 원유 수입에서 중동 비중이 전년 동기 69.1%에서 48.5%로 낮아졌지만 미주 비중은 23.1%에서 35.6%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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